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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fireontherock
★ 평점 : 10 점
⚇ 조회수 : 1,3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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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8살, 고등학교 1학년이 되기 전까지 평범한 학생이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평범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 살던 평범한 아이.
그러나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한 후 내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사고 후 깨어나보니,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사들은 일시적인 단기 기억 상실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나는 2~3일이 지나면 그간의 모든 기억을 잃고, 오직 17살 때까지의 내 기억만 떠올리게 되었다.
매일 아침, 나는 다시 시작하는 사람처럼 하루를 맞이했다.
어제의 나는 내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내가 누구인지 모르니까 그날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내가 사고로 기억을 못하게 되었다는 점,
내가 17살까지만 기억이 난다는 점도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되었다.
가족들은 점차 나아질거라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불안해졌다.
내가 정말 누구였는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내 하루를 기록하는 것으로라도 내가 누군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아가기로.
작은 노트에 내 일상을 적어가며, 나는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3월 2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메모지가 보인다.
'오른쪽 탁상 위에 기억 노트를 읽어'
"알아 나도. 내 기억이 사라졌다는 거."
매일 아침, 나는 기억 노트를 펼친다. 이제 기억을 잃었다는 건.. 기억이 난다.
하필 기억을 잃은 걸 기억하다니.
아. 오늘이 고등학교 1학년 등교날이구나..
기억 노트에 적어둬야겠다.
'3월 2일 기억 기록 시작합니다'
매일 아침, 나는 그 문구를 적고 하루를 시작했다.
학교에 가고,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들을 사귀고. 내가 만나는 모든 것들은 내게 새로운 것들이었고, 그 모든 것을 기록하면서 내 삶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오늘, 내가 다시 한 번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가 왔다.
고등학교 1학년, 새로운 학교. 그곳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낯설고 어색했다.
내 옆에 앉은 친구들, 앞에 앉은 사람들, 조금 있으면 내 기억에서 사라진 사람들.
그런데 그때, 내 옆에 누군가 앉았다.
"같이 좀 앉자."
나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내가 돌아봤을 때, 그 애는 이미 내 옆에 앉아있었다.
"첫 날인데 혼자 앉기 싫어서, 불편해?"
"ㅇ..아니 그건 아니고.."
"그럼 잘 부탁한다."
왜 내 옆에 앉은 걸까. 약간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두기로 했다.
나는 다시 한 번 노트를 꺼내 들었다. 그 애를 기록해야 했다.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이 기억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근데.. 이름이 뭐려나
"너 이름이 뭐야?"
"성호, 박성호"
나는 작은 글씨로 적었다.
'박성호 : 내 짝꿍.'
그것이 내가 그 애를 기억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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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플러스Fan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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