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fireontherock
★ 평점 : 10 점
⚇ 조회수 : 2,5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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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분식집에서 나와 셋이 조용한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길.
골목을 빠져나올 때쯤, 여주는 핸드폰을 보면서 말했다.
“...아, 나 가방 안 챙겼다..!! 체육관에 두고 왔어......”
“야 너 진짜, 하루에 하나씩 꼭 놓고 다녀야 속이 시원하냐?”
“너도 자주 까먹잖아, 명재현”
태산이 조용히 웃으며 말하자, 재현은 질색을 하며 반박했다.
“그건 까먹는 게 아니라 잠깐 두고 다는 거거든요? -_- 관점의 차이임.”
“ㅋㅋㅋ 어쨌든 나 가방 가지러 학교 다녀올께”
여주가 돌아서려 하자, 재현이 벌떡 일어나 여주 옆에 붙었다.
“나도 같이 갈게.”
“아니야, 괜찮아. 나 혼자—”
“됐어. 내가 체육관 출입문 비밀번호도 알고 있다고~”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어… 내가 하도 체육관 써서 쌤이 알려준 것이라고 해야 하나? ㅎ”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됐고. 빨랑 가.”
"ㅎ... 난 이만 간다? 명재현 너가 잘 데려다주고,"
"니가 여주 아빠냐? 얼탱없네"
"ㄷ..됐어!! 많이 늦었는데, 태산아 조심히 들어가!"
"ㅎㅎ 그래 내일 보자"
체육관 안은 이미 조명이 꺼져 있었다.
스마트폰 손전등을 켜고 무대 쪽으로 걸어가던 여주가 중얼거렸다.
“으, 왜 이렇게 조용해…”
“무서워?”
“아.... 아니??”
"그래? .......억!!!!!!"
"꺄아아아아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무섭다며?"
"야!!! 깜짝 놀랐잖아!!!... 죽는다 ㅠㅠ...."
재현이 피식 웃더니, 손전등으로 천장을 쏘며 말했다.
“저기 귀신 있다고 하던데. 댄스 학원 다니던 여학생 귀신.”
“…그만해 진짜아...”
“근데 그 귀신이 춤을 잘 춘다던데~ㅋㅋ”
여주는 재현 쪽으로 주먹을 날리는 시늉을 했다.
“아 진짜아!!!!”
“장난 장난! ㅋㅋ 이제 진짜 암 것도 안 할께"
"ㅈ...진짜지?? 진짜 하지마.. 야..약간 무서워..
빨리 가방 가지고 나가자"
"저어기 있네 가방"
"어?? 진짜네? 땡큐!"
여주는 가방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가방을 챙긴 여주는 가만히 무대를 바라보다가 무심코 한마디 했다.
“...처음 너랑 연습했을 때 기억난다...”
“…진짜?”
“ㅋㅋㅋ 응, 그때 네가 갑자기 안무 알려준다고 했잖아”
"그랬나?"
"나 디게 내향적이라... 너 아니었음, 축제 준비도 엉망이었겠다"
“.....고맙냐?”
"? 고맙지 당근!"
"고마우면... 밥이나 사던가"
"밥?"
".... 밥 같이.. 먹자고. 나중에..."
여주는 잠깐 멈칫했다.
재현은 그 말 뒤에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고 조용히 여주를 바라봤다.
이상한 기류를 느낀 여주는 말을 돌렸다.
“내가... 잘 못해서 네가 답답했을 텐데..!!
당연히 밥 사야지 !! ㅋㅋㅋ”
“..... ㅎㅎ 단둘이 먹는 거다?”
"어...?"
그 말은 지금껏 장난만 치던 재현의 말투와는 달랐다.
낯설 정도로 진지했다.
“여주야.”
“…응?”
“나 너한테.....”
"거기 !!! 지금 뭐하는 거야??? 누구야?"
"꺄악!!!!! .... ㄴ.. 누구세요?"
여주는 깜짝 놀라 돌아봤다.
“…갑자기 이게 무슨…”
"누구?? 나 여기 경비 선생님이다. 너희들 어떻게 들어온거니?"
"헉! 죄송합니다.... 가방을 두고 가는 바람에..."
"쌤..! 제가, 제가 비밀번호 알고 있어서 들어왔어요...
죄송합니다."
재현이 잔뜩 굳은 얼굴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진짜 가방만 가지고 나가려던 건데요오…”
경비 선생님은 두 사람을 한 번씩 훑어보더니, 잠시 정적을 흘렸다.
“다음부턴 이런 시간에 학교 들어오지 말아. 알았지?”
“네…”
“늦었으니까, 어서 집들 가라. 밤길 조심하고?”
“감사합니다…”
조심스레 체육관을 빠져나오며,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운동장 위로는 조용히 밤공기가 깔려 있었고,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여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좀 무서웠다.”
“경비쌤?”
“ㅋㅋㅋㅋ 웅... 휴~ 그래도 가방 찾아서 다행 ㅋㅋ”
재현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말했다.
“안 할래. 지금 말하면, 장난처럼 들릴 거 같아서.”
"응? 뭘?"
재현은 고개를 돌려 여주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어딘가 복잡하면서도, 맑았다.
“아니야 ㅋㅋ.. 데려다줄께 어서 가자,"
“응… 고마워.”
조용히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운동장 모래 위로 길게 드리워졌다.
그리고 여주의 바지 주머니 속 핸드폰에서는 알람이 울렸다.
띠링 -
[태산] 여주야, 집 도착했어? 잘 들어갔는지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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