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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방탄 뷔 빙의글] 어느날 짐승을 주워버렸다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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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연탄이밥

★ 평점 : 9.16 점
⚇ 조회수 : 1,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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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뷔 빙의글] 어느날 짐승을 주워버렸다 2화


어느날 짐승을 주워버렸다

w. 연탄이밥

*도용금지*

 

 

 




 

 

#02


"아가씨, 무슨 일 있으십니까? 큰 소리가 난듯해서.."


"아, 아니다..! 아무 일도 없으니 걱정말거라. 목욕은 모두 마쳤으니 그리알고."


"예, 아가씨. 무슨 일 있으시면 저희를 꼭 불러주세요 -"

 


밖에있던 하녀를 물리면, 다시 그 남자에게 신경을 돌리는 여주였다.

 


"마냥 이 모습으로 여기에 있을 순 없어. 게다가 건장한 남성이면 더더욱."


"어째서 말입니까?"


"난 지금 결혼적령기인 영애이고, 데뷔탕트(성년이 된 귀족 여인들이 무도회에 참여해 남편감을 물색하는 자리)에도 올랐는데.. 낯선 사내와 함께 지낸다는 것이 알려지면 우리 가문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말이다."


"그럼, 남들 앞에서는 동물의 모습으로 있겠습니다. 그러면 괜찮을까요, 아가씨?"

 


들어보니 안될 건 없었다. 남들 앞에서만 동물의 모습을 하고있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방금 스쳐지나갔다. 설득 한번 참 잘한다, 피식- 실소를 작게 터뜨리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는 여주였다.

 


"좋아, 그렇게 하도록 해."


"와, 정말입니까? 정말 아가씨와 함께 이 방에서 지내도 된다는 말씀이시죠?"


"그래, 대신 사람의 모습은 내 앞에서만. 다른 사람 앞에서는 절대 안된다, 알겠느냐?"


"예, 아가씨!!!"

 


이내 냅다 여주를 꽉 끌어안는 그였다. 그를 밀어내기도 잠시, 얼굴을 여주의 목덜미에 부비며 그 자리에서부터 여주의 양쪽 뺨까지, 여기저기에 몇번이고 입을 맞추는 그였다. 힘이 얼마나 센지, 여주를 벽 쪽 끝까지 순식간에 밀어붙여 침대로 함께 몸을 던지는 그였다. 이곳저곳에 입술로 자신의 표식을 남긴 탓에 애써 여맸던 여주의 앞섶은 또다시 흐트러지고 말았다.

 

"자, 잠깐..! 너 지금 이게 무슨..."

 

[방탄 뷔 빙의글] 어느날 짐승을 주워버렸다 2화


"왜 그러시죠? 아까 아가씨도 저한테 이렇게 하셨잖아요-"

 

이내 한번 더, 이번에는 여주의 입술에 입을 맞추는 그였다. 정신 차릴새도 없이 그의 품에서 꼼짝을 못하겠다. 마치 불도저처럼 입맞춤을 퍼붓는 그의 행동에, 목덜미에서부터 양쪽 볼까지 느껴지는 간지러운 그의 느낌에 또다시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고 말았다.

 

"그, 그건 네가 고양이 모습일 때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

"전 이게 기분 좋아서 계속 하고싶은데, 인간들끼리는 할 수 없는 행동인가요?"

"...할 수 없는건 아닌데, 인간들끼리 하는 입맞춤은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하는거야. 지금처럼 이렇게 막무가내로 하는게 아니라.."

 

[방탄 뷔 빙의글] 어느날 짐승을 주워버렸다 2화

 

"그럼 저의 사랑하는 연인이 되어줄래요, 아가씨?"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의 눈동자가 참 깊다.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그의 굵은 팔뚝이 양옆을 가두었다. 이 남자에게서.. 못 빠져 나오겠다.

 

똑똑-

 

그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반사적으로 그의 어깨를 밀어내며 빠르게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아가씨, 곧 준비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어어, 잠시만. 5분만 기다리거라 - "

 

정신을 차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욕조 주변을 정리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면 옆에서 빤히 여주를 바라보기만 하는 그였다. 

 

"아가씨, 동물의 모습으로 돌아갈까요?"

"맞다, 곧 루시아가 들어올거야. 어서 동물의 모습으로 돌아가."

"네, 아가씨."

 

다시 고양이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였다. 이렇게 다시보니 제법 작구나. 이렇게 작은 아이가 어떻게 그런...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두 존재였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문 밖에서 기다리던 루시아를 급히 방으로 들여보냈다.

 

"아가씨, 이번 무도회에는 저번 무도회 때 만나뵈었던 테르트 공작님도 오신답니다-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그러느냐. 그럼 잘 부탁하마. 머리 장식은 이걸로 해주고."

"예, 아가씨. 헌데 그 고양이는 아가씨를 아주 잘 따르는 모양입니다-"

"그, 그런가..? 루시아 네가 치료를 아주 잘 해주었더구나-"

"과찬이십니다. 그저 약을 발라주고 붕대를 감아주었을 뿐입니다."

 

무릎에 올려놓은 그에게서 내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온기가 다리를 통해 전해져온다. 아무생각없이 부드럽게 쓰다듬으면, 기분이 좋은지 여주의 허벅지에 다리를 올려놓고 그 위에 납작 엎드리는 그였다.

 

"가르릉.."

"어머, 그 녀석 기분이 좋은가보네요. 아가씨가 마음에 쏙 들었나봐요-"

 

털이 닿이는 부분마다 간지러워 웃음이 자꾸만 새어나온다. 드레스로 갈아입기 위해 그를 침대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옷을 벗으면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침대로 파묻는 그였다.

 

뭐가 민망한지는 아나보네.. 그나저나 나도 조심해야겠어, 이제는.

 

허리를 조이고, 또 조였다. 이놈의 드레스는 입을 때마다 숨쉬기가 힘들다. 그래도 거울 속 비춰진 모습이 제법 봐줄만하다. 루시아 솜씨는 단연컨대 하녀들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그만큼 마음에 든다는거지.

 

"아가씨, 공작님께서 오셨습니다."

 

하녀들의 도움을 받으며 집 밖으로 나오니, 저번 무도회 때 만났던 공작이 마차를 세워두고 있었다. 여주를 배웅해주기 위해 나온 여주의 부모와 하녀들은 모두 놀란 눈치였다. 이렇게 직접 데리러 온 자는 지금까지 없었는데, 저번 무도회 때 이후 여주가 퍽이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저와 함께 가시죠, 나오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공작께서 친히 발걸음을 해주시다뇨, 참으로 기쁩니다."

 

예의상 건넨 말이었다. 마음에 썩 들진 않지만 그래도 귀족의 품위는 지켜야했다. 억지로 살갑게 미소를 띄우며 웃어보이면, 언제부터 있었는지 털을 바짝 세워 사나운 얼굴로 공작을 노려보는 그였다. 

 

"그르릉..."

 

여주와 처음 마주쳤을 때처럼, 꼬리와 털을 바짝 세운 채 계속 여주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할 수 없다는 듯 루시아에게 눈짓을 보내면, 그걸 알아챈 루시아가 그를 번쩍 안아들었다. 역시, 루시아. 척하면 척이라니까.

 

공작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마차 위에 올라탄 후, 가족들에게 손인사를 건넸다. 고양이.. 그러고보니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무도회 끝나고 돌아가면 물어봐야겠다.

 

"전에 입고왔던 드레스도 참 아름다웠는데, 이 드레스도 무척 잘 어울리오."

"감사합니다, 저희 집 하녀 솜씨가 아주 뛰어납니다-"

"그대의 용모 또한.. 참으로 아름답소-"

 

열심히 달려가던 와중에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 다짜고짜 여주의 뺨을 손등으로 천천히 쓸어내리는 공작이었다. 이 무슨 망측한 짓인가, 이 사람이 공작이든 말든 내 몸에 함부로 손을 댔다는 것에 화가 치밀어올라 단번에 그의 손을 쳐내었다.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손대지마시죠 -"

"하..?"

 

마침 도착했다는 마부의 소리가 들리고, 마차는 멈추었다. 기분나쁘다는 듯 그의 말끝이 올라갔고,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있다. 

 

"저 또한 기분이 상당히 나쁩니다, 무도회장까지는 따로 가시죠."

"하, 지금 날 거부하는거요?"

"거부하는게 아니라, 공작께서 함부로 제 몸을.."

"어딜 감히 공작한테 말대꾸를 따박따박. 이럴수록 당신만 불리해지는거, 알고있소?"

"악!!"

 

뒤에서 여주의 손목을 세게 낚아채는 그 공작이다. 벌써 여주의 손목에는 붉게 자국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 아파..."

"내일이면 내가 당신 집을 찾아갈꺼요, 청혼하러."

"무..뭐라고요..?"

"당신 부모님들은 공작가와의 결혼이라면 무조건 찬성하지 않겠소? 미래의 내 부인."

"미친놈... 악!!"

 

이번엔 손목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너무 세게 잡혀있던지라 손목을 뿌리칠 수가 없다. 이런 남자와 혼인 할바엔 차라리 혼자 사는게 낫지. 아무리 공작가라해도 이런 사람이랑은 절대 혼인할 수 없다.

 

"이것 좀.. 놓고..."

"어서 나와 결혼하겠다고 말해. 당장!!!"

"싫어.. 미쳤다고 내가 당신같은 사람이랑..."

 

덥석-

 

그 순간, 그에게서 벗어나 누군가의 품으로 안겼다. 

 

"...?! 너..!!"

 

[방탄 뷔 빙의글] 어느날 짐승을 주워버렸다 2화

 

"아가씨, 눈 감아요-"


이내 자신의 손으로 여주의 눈을 가리더니 그 공작을 발로 뻥- 차버렸다. 시야가 가려지기 전, 그의 눈을 보았을 땐 이미 초점이 사라져있고, 동공이 흐려진 그의 눈빛이 보였다. 눈만 가렸을뿐인데 여주의 얼굴이 거의 다 가려졌다. 그만큼 큰 손 하나에, 여주가 보지 못한 것은 그 공작의 추잡스러움이었다.

 

"아가씨, 아까 방에서 준비한다던게 이런 곳을 오기 위함이었나요?"

"...."

"일단 다른 곳으로 가요, 조용한 곳으로."

 

뭐 이리도 걸음이 빠른지, 그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한 채 버둥대면 그런 여주를 발견하고는 걷는 속도를 늦추는 그였다. 허리가 너무 꽉 조인 탓에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다. 결국 더 가지 못하고, 가로등 밑 벤치에 주저앉으면 그런 여주의 앞에 무릎을 세워 쭈그려앉는 그였다.

 

"여기까지 어떻게 온거야..?"

"아가씨가 출발했을 때, 아가씨의 체향을 따라왔어요. 후각적으로도 뛰어나거든요."

"참.. 대단하구나, 너도."

 

여주의 허벅지에 고개를 부비면, 긴장이라도 풀린건가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더니 그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었다. 이내 여주를 빤히 바라보더니, 벌떡 일어선 후 여주의 허리에 자신의 팔을 둘렀다.

 

"지, 지금 뭐하는...!"

"많이 답답해보여서요,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 있는 방법이.."

 

이내 꽉 조여진 끈들을 풀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그였다. 원래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야하는 매듭인데, 드레스 때문에 답답해보이는 나를 위해 생각해낸 그의 귀여운 사고 방식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매듭이 꽤 세게 묶여있어서.. 아마 못 풀 듯 한.."

 

뚜둑- 뚝- 뚜두둑-

 

...모든 끈을 그냥 힘으로 뜯어버린 힘센 고양이었다.

 

끈이 뜯어진 그 순간, 느껴지는 해방감과 숨통이 트이는 기분 좋은 기분. 당황한 그의 표정과, 행동에 결국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하하, 매듭이 안 풀리니 그냥 뜯어버렸구나-"

"죄송해요, 아가씨.. 전 그저 아가씨를 편하게 해드리려고.."

"괜찮다, 덕분에 숨통이 트이는구나. 그나저나..."

 

여전히 옷을 입지 않는 그의 모습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날도 춥고, 찬바람이 부는데 이 상태라면 감기에 걸리기 쉬울 터. 그에 대한 걱정들이 하나씩 들기 시작했다.

 

"춥진 않고? 계속 벗고다니면 감기걸릴텐데..."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어요. 괜찮아요, 전."

"안되겠어. 내일은 잠시 포목점에 들러야겠구나."

"포목점이요? 거긴 뭘하는 곳인가요?"

"옷 만들어주는 곳이야. 너에게 딱 맞는 옷 하나 만들어서 줄게. 적어도 인간의 모습일 때는 옷을 갖춰입어야지."

"아가씨.."

 

그 말에 감정이 벅차올라 여주를 냅다 끌어안는 그였다. 여주가 자신에게 옷을 준다는 사실이, 아니. 옷은 둘째치고 여주가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 그에겐 너무나도 기쁜 일이었다. 여주의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으면, 역시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여주였다.

 

"그러고보니 난 아직까지도 너의 이름을 모르는구나. 이름이 무엇이냐?"

"이름을 알려드리면, 제 이름을 불러주시는겁니까?"

"당연한 소리. 누군가를 부를 때는 이름을 불러야하지 않느냐."

"...."

 

또 저 눈빛이다. 깊게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저 깊은 눈동자. 아까 방의 침대에서 보았던 눈빛과 같다. 이 아이와 함께 있으면 즐겁다, 이 아이와 함께 있으면 주위가 맑아지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이 아이가 곁에 온건, 행운이 아닐까.

 

...어서 그에게 이름을 부르고 싶다.

 

[방탄 뷔 빙의글] 어느날 짐승을 주워버렸다 2화


"제 이름은... 태형이옵니다."

"...태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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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플러스Fan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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