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방탄 슈가 빙의글] 날티 나는 그 남자 2화

✎ 작가 : 국혈

★ 평점 : 10 점
⚇ 조회수 : 3,1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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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쪽 얼굴은 뭐든 다 티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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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터 없어요. 전 담배 안 피워요.

- 나도 안 피워요, 담배.

 

네…? 하루에 한 갑 피울 것 같이 생겼는데요…? 승아는 속으로만 중얼거리다 탄식을 뱉으며 반성했다. 나는 그저 편견덩어리였구나. 이 쓰레기. 난 쓰레기야… 지나치다면 지나칠 자학을 하던 승아는 한껏 미안해진 얼굴로 윤기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 죄송합니다..

 

 

- …? 뭐가요.

- 예? 아… 겉만 보고 판단한 거요..

- 아니 그게 아니라.

 

왜 그쪽이 굳이 사과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가서요. 윤기는 정말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런가..? 은근 고집은 센 주제에 팔랑귀를 가진 승아는 듣고 보니 그렇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윤기의 말에 납득했다.

 

- 음..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네요.

- 속으로 나에 대해 가늠한 것까지 사과하는 게 더 신기한데요.

- 예..? 아..

 

그거야 내가 좀… 소심해서 그러죠? 그리고 무엇보다 그쪽이 좀 많이 무섭게 생긴 탓에… 막 쌍욕도 중얼거리고… 라고 속으로만 말한 승아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모르는 사람 앞에만 서면 왠지 뚝딱거리는 게 재주가 되는 것 같다. 승아는 점점 바보같아지는 자신 때문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 재밌네요.

- 예..? 뭐가요…?

- 그쪽이요.

 

대체 이 인간은 뭐란 말인가. 생전 처음 겪어보는 유형의 사람에 승아는 머리가 뱅글뱅글 돌 지경이었다. 안 그래도 소심한 데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르다의 정의 안에서 살기를 바라는 승아에게는 낯티가 제대로 나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지킬 예의는 지키는 듯한 이 남자가 굉장히 특이하게 느껴졌다. 근데 그런 남자가 무표정하게만 있다가 피식 웃으며 대뜸 하는 말이 저를 보고 재밌단다. 승아는 땀이 날 것 같았다. 난 당신 좀 무서운덥쇼. 저기, 할 말 끝나셨으면 전 먼저 이만…

 

- 잘못했어요.

? 갑자기 튀어나온 사과를 들은 윤기도 그걸 저도 모르게 뱉은 승아도 모두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아니 나는 이런 말을 뱉으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아 진짜 바본가??? 라고 생각하는 승아를 보며 윤기는 웃어댔다. 생각하는 게 거의 얼굴에 적혀져 있는 수준이라 보는 사람은 곤란해하는 그녀가 그저 귀엽게 느껴졌다.

 

- 왜, 왜 웃으세요…

- 그쪽 얼굴은 뭐든 다 티가 나네요.

- 저라고 좋은 건 아니거든요…

- 웃으니까 이제 제가 좀 덜 무서운 가봐요?

- 헉, 어떻게 알았…

- 티 난다니까.

 

아, 진짜. 자꾸 말린다. 무서워서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이젠 이 사람 말대로 무섭다기 보다는 알미워지고 있는 것도 같고… 근데 또 기분이 막 나쁘다거나 짜증이 나지도 않는다. 아, 인생 최대 혼란이야… 승아는 창피함에 붉어진 얼굴을 식히려 손부채질을 해댔다.

 

 

- 민윤기. 제 이름이에요. 그쪽은 이름이 어떻게 돼요?

- …남승아요.

 

내가 이걸 왜 알려주고 있지? 승아는 홀린 듯 제 이름을 묻는 윤기에게 순순히 대답했다. 윤기는 승아가 상상도 못 했던 달달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 우리 나중에 또 봤으면 좋겠네요. 아니, 또 보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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