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방탄 진 빙의글] 사랑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3화

✎ 작가 : 뷔너스

★ 평점 : 9.81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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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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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 님, 저 왔습니다.”

 

“야.”

 

“네, 교수 님.”

 

“네가 잘못한 게 뭔지 알고 있지?”

 

“… 네, 알고 있습니다.”

 

“뭔데?”

 

“흉관 삽입술을 교수 님의 감독 없이 진행했습니다, 그것도 응급 환자로요. 원래 레지던트 1년차는 감독 하에 가능한… 술기입니다.”

 

“그걸 아는 놈이 흉관 삽입술을 혼자 해? 미쳤어?”

 

“… 하지만 정말 응급 환자였습니다, 그걸 할 수 있는 사람도 저 혼자였고.”

 

“얼마나 급했는데, 당장 수술 들어가야 하고 삽입 안 하면 그 자리에서 죽을 정도였냐?”

 

“네, 정말 급한 환자였습니다.”

 

“허… 교수가 없었던 것도 아닐 텐데, 레지던트 1년차만 거기에 있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물론 교수 님들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전부 위급한 환자들을 돌봐주고 계셨죠.”

 

“정말 위급했습니다, 제가 할 말은 여기까지입니다. 위급한 정도는 의료 차트 확인해주세요.”

 

“실수 안 하고 시술 잘 마쳤어요, 실력은 장담합니다.”

 

“… 당돌하네, 겨우 레지던트 1년차가.”

 

“겨우 레지던트 1년차가, 이 곳에서는 저 하나 밖에 없죠.”

 

“이만 가보겠습니다, 제 환자들을 봐줘야 해서요.”

 

“… 허, 저게 돌았나.”

 

 

그렇게 나는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환자들 진료, 드레싱, 심전도 그래피 판독 등.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 했고, 시간이 아주 조금 남아 쪽잠이라도 자기 위해 병원 내에 마련되어 있는 휴게실로 가 잠을 청하려 했다. 오랜만에 취하는 휴식을 막은 건, 교수 님이었지만.

 

 

“교수도 안 자는 잠을, 레지던트 1년차가 자네?”

 

“… 아, 교수 님이 여기에는 왜…”

 

“너 찾으러 왔다, 일어나.”

 

“저를 왜요? 저 할 거 없는데…”

 

“레지던트 1년차가 할 게 왜 없어? 차고 넘치면 모를까.”

 

“흉막천자, 네가 해라.”

 

* 흉막천자: 흉강 내에 고인 액체를 주사기를 이용하여 빼내는 시술.

 

“흉막천자가 필요한 환자가 있어요?”

 

“어, 내가 옆에서 지켜볼 거니까 제대로 해.”

 

 

나는 김석진 교수를 따라 흉막천자가 필요한 환자에게로 이동했고, 그렇게 그 환자의 상태를 본 뒤 시술을 감행했다. 옆에서 교수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집중했고, 처음 해보는 시술이었지만 능숙하게 잘 처리했다.

 

 

“… 능숙하게 잘 하네, 괜히 내 밑으로 들어온 게 아니었어.”

 

“저 교수 님께 많은 걸 배우고 싶어요, 레지던트 시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뭐… 그럼 더 노력해, 잠 잘 생각은 하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김석진 교수를 많이 따라다니고 2년차 때 배우는 시술이나 의학 정보들도 배우고 해보며 더욱더 빠르게 성장해갔다. 잠도 잘 못 자고 밥도 잘 못 먹어 갈수록 내 몸 상태는 안 좋아졌지만, 나날이 좋아져가는 환자들의 몸 상태에 기분만큼은 좋아졌다.

 

덕분에 김석진 교수와도 많이 친해졌고, 지식도 많이 쌓여 다른 교수들, 간호사들에게도 칭찬을 많이 받았다. 힘들게 노력해서 들어온 만큼, 이 안에서도 노력해 김석진 교수보다 더 대단한 교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교수 님, 저 나중에는 교수 님보다 더 뛰어난 펠로우가 될 거예요!”

 

“… 뭐, 이름 날리는 펠로우가 되긴 하겠네.”

 

“그래도 나 따라 잡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거, 알지?”

 

“그럼요, 그래도 나중에는 더 잘 할 거예요.”

 

"그래, 나 기대한다?"

 

"응, 기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