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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c0fa58fb047fd48e29402de0951e6784
★ 평점 : 9.9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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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경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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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암-. 기지개를 쭉 피며 눈을 뜬 나는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혼자 자기에는 넓은 침대와 혼자 쓰기에는 너무 큰 화장실에 테라스까지 딸린 방이라니, 매일 봐도 놀라웠다.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대충 씻고 잠옷 차림으로 방에서 나왔고 나만 쓰는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자 매일 보는 집사님과 가정부 언니들이 나에게 똑같은 인사를 전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아가씨.”
응! 집사님도 안녕히 주무셨죠? 예전에는 매일 아침마다 듣는 저 인사는 들을 때마다 어색해 죽을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집사님도, 가정부 언니들도 다 나보다 나이도 많은 사람들인데. 뭐, 이제는 적응이 돼서 그런가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나는 부엌으로 가 아침이 차려진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집사님, 아빠는요?”
“회장님께서는 서재에서 새로운 경호원분과 얘기 중이십니다.”
“에? 새로운 경호원…?”
새로운 경호원이라니… 그런 얘기를 전해들은 적이 없는데…? 새로운 경호원를 뽑는다는 언질 조차 준 적이 없던 아빠였기에 토스트를 자르던 포크와 나이프질을 멈췄다. 때마침 서재 문이 열리더니 아빠의 모습이 보였고 나는 아빠한테로 쪼르르 달려가 따지듯 물었다.
“아빠!”
“우리 딸 잘 잤어?”
“지금 잘 잔게 문제야?! 나 방금 집사님한테 다 들었어, 변명할 생각 말고 똑바로 말해. 경호원이라니? 경호원이라니!”
아빠는 서재에서 나오자마자 나를 발견하고서 세상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잘 잤냐 물었지만 경호원 소식을 들은 나에게는 잘 잤냐는 아빠의 말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당분간 경호원 안 붙이겠다고 약속했잖아! 내가 씩씩거리자 회피하듯 부엌으로 가 앉은 아빠였다.
일단 아침을 마저 먹으면서 얘기를 하쟤나 뭐라나. 솔직히 좀 많이 어이없고 짜증이 확 솟구치는 느낌이었지만 먹던 토스트를 잘라 입에 쏙 넣었다. 맛있어.. 맛있어서 더 짜증나!! 입을 우물거리던 나는 아빠를 향해 눈초리를 쐈다.
“크흠, 큼. 여주야, 아빠 체할 것 같은데…”
“아빠, 대체 무슨 생각으로 경호원을 고용한 거야? 또 나 감시하려고?”
“ㄱ,감시라니, 내가 언제…”
“아-, 설마 기억이 안 나신다?”
아빠가 경호원을 고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불과 이주 전만 해도 내 옆에 찰싹 붙어 내가 가는 곳마다 장소 불문하고 경호원이 붙어있었다. 집, 학교, 심지어 친구들과 노는 곳까지. 나를 따라 움직이는 CCTV 같았다. 그거 때문에 내가 집을 나가려고 하자 그제서야 경호원을 잘라냈는데, 한동안 조용하더니 우리 아빠는 또 무슨 생각인 걸까.
“여주 네가 워낙 방정맞아야지. 애가 조심성도 없고 천방지축이니 어디 하나 부러질까 항상 걱정이다.”
“그래서, 인간 CCTV를 또 붙이겠다고?”
“이번 경호원은 예전과 다를 테니까 걱정하지 마, 딸.”
“… 정말? 저번처럼 감시용으로 붙이는 거 아니지?”
“당연하지-.”
감시용이 아니라 순수한 걱정에서 붙이는 거라면 뭐… 토스트를 잘라 먹으며 아빠 얘기를 듣고 있자니 아빠의 마음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듯 했다. 솔직히 내가 워낙 방정맞은 것도 사실이고, 천방지축으로 돌아다니다가 잘 자빠지는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아빠한테서 감시용이 아니라는 답을 받아낸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새로운 경호원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아빠, 이번 경호원은 어때?”
“아까 만나보니까 꽤 괜찮은 친구 같더라고. 예의도 바르고, 선하고, 우리 딸 옆에 붙여도 될 것 같아.”
“흐음-. 아빠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괜찮은 사람 같은데… 뭐, 한 번 잘 지내볼게!”
“그래, 경호원 친구는 너랑 같이 2층에서 지낼 거고 학교도 같이 다닐 거니까 꼭 붙어다녀. 알겠지?”
아빠의 말에 냅킨으로 입을 슥 닦은 뒤, 자리에서 일어난 나였고 같이 학교를 다닐 거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학교를 같이 다닌다니? 감시 안 한다면서! 학교를 같이 다닌다는 건 스물이 훌쩍 넘은 경호원이 또 내 옆에만 붙어 다닌다는 것이니… 저번과 다르지 않은 상황에 두 눈을 동그랗게 키웠다.
“이번 경호원은 특별한 친구로 뽑았다.”
“특별하면 뭐해, 저번이랑 똑같이 애들 부담스럽게 스물 훌쩍 넘은 경호원 아저씨가 나한테 붙어있을 건데!”
“너랑 동갑이야, 그 친구.”
어? 동갑?? 저번과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입술이 대빨 나와 2층으로 올라가려던 때, 이번 경호원이 나랑 동갑이라는 아빠의 말에 깜짝 놀랐다. 이건 또 무슨 경우야. 경호원이 동갑이라니? 우리 아빠는 정말 무슨 생각인 걸까. 두 눈을 한두 번 깜박이던 나에게 아빠는 얼른 올라가 보라며 손짓했고 나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내 방으로 쏙 들어왔다.
“말도 안 돼… 경호원이 나랑 동갑이라니…?”
이런 게 가능한 일이었어?! 침대에 풀썩 몸을 던지듯 드러누운 나는 침대 이쪽저쪽을 뒹굴다 방 한쪽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고 황급히 일어났다. 미친, 지각은 안 된다! 침대에서 일어나 잠옷을 벗어던지고 교복을 갈아입은 뒤, 머리카락을 슥슥 빗질한 나였고 그 다음 가방까지 완벽히 맸다. 긴머리를 한번 넘기며 방문을 벌컥 열자 문 앞에는 처음 보는 훤칠한 외모의 남자가 같은 학교 교복을 입고 서있었다. ㅇ,어… 안녕…?
“안녕하십니까, 아가씨.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이름은 전정국, 나이는 나와 동갑. 19년 인생 처음으로 보는 고딩 경호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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