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방탄 김남준 빙의글] 살벌한 신혼부부 생활 1화

✎ 작가 : fireontherock

★ 평점 : 10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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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야경은 화려했다. 그 불빛 아래 누군가는 인생을 걸고 있었다.

 

 

 

 

형사 김남준은 자동차 안에서 눈을 감았다 떴다. 그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 화면엔 하나의 좌표가 떠 있었다. 몇 달째 행방이 묘연했던 화연 기업 재무이사 ‘남지혜’의 위치였다.

 

 

 

“이 좌표, 확실하지?”

 

통신추적 담당 형사 지민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3분 전까지도 신호 있었어. 옥상으로 잡혀.”

 

“옥상?”

 

남준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이건 평범한 도주가 아니다. 이상했다. 모든 게...

 

건물에 도착한 건 10분도 채 되지 않아.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계단을 오르는 남준은 머릿속에 온갖 경우의 수를 그렸다. 

 

'도망? 매복? 아니면 함정...일까?

 

에잇 모르겠다.'

 

 

 

 

쾅-

 

 

 

 

 

 

"남지혜!!"

 

 

 

 

 

 

 

 

 

옥상 문을 열었을 때, 그녀는 있었다. 

그 날 이후로 단 한 장의 사진, 단 한 줄의 CCTV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그 여자.

 

남지혜.

 

그녀는 건물 옥상 끝에 서 있었다. 

바람이 그녀의 머리칼을 가볍게 흔들었고, 달빛 아래 그녀의 얼굴은 슬프도록 평온했다.

 

 

 

“남지혜...?”

 

남준의 목소리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곤, 남준은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무슨 짓이야. 이제 이런 연극은 통하지 않아. 네가 뭘 꾸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미소도, 비명도 아닌 표정으로 말했다.

“... 미안해요.”

 

그 순간, 그녀의 몸이 허공으로 떨어졌다.

남준이 달려가 손을 뻗었지만 늦었다. 그저 공기를 잡을 뿐.

 

 

 

 

 

 

 

 

 

 

퍽!

 

 

 

 

 

 

 

 

 

 

옥상 바로 아래, 두 그림자가 지혜의 몸을 간신히 받아냈다.

석진과 지민이었다.

 

“형!!! 잡았다, 잡았어! 그런데... 의식이 없네..? 헉”

 

 

 

“야 그럼 구급차 불러!”

 

남준이 외쳤다. 그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핏기 없는 지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보다 여리고 순해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상하게 진행된 건, 화연 기업의 이상한 움직임이었다.

 

화연 측 비서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남지혜 씨는 해외로 도피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사는 우선 중단해주길 바랍니다.”

 

남준은 입을 꾹 다물었다.

 

 

 

'무슨 소리야.. 남지혜 씨가 죽었다고..?'

 

그녀는 살아 있다.

그리고 뭔가... 뭔가 잘못됐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미안해요...”

 

 

 

 

죄의 고백일까, 진실의 단서일까.

남준은 우선 여리디 여린 그녀를 지켜보기로 결심했다.

 

다시 눈을 뜨는 그 순간,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진실이 어둡게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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