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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좌표
★ 평점 : 9.83 점
⚇ 조회수 : 3,5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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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어요? 이름은?"
"아··· 저기 죄송한데 저
가볼 데가 있어서요."
"아 왜 이쁜아. 우리가 뭔
짓 한다는 것도 아니고."
난생 처음 와보는 클럽. 엄청난 쫄보라서 나이 스물다섯이나 먹고도 무서워서 안 왔었다. 그러다 전 남친 SNS를 우연찮게 보게 되었는데 (진짜 우연이었음 고의로 본 게 아니란 말씀) 정말 골 때리게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우리 결혼해요!'라는 문구와 함께 처음 보는 여자와 웨딩사진을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처음엔 응 그렇구나 네가 결혼을 하는구나 나이에 비해서 빨리 하는 편이네? 하고 말았는데 생각해보니까 너무 서러워서 씨불딱 씨불딱 욕짓거리를 연신 뱉으며 편의점 앞에서 술을 진탕 마셨다.
근데 내가 술이 몸에 들어가면 좀 대담해지는 편. 아니 좀 말고 많이. 그래서 무슨 자신감이었던 건지 비틀거리면서 내 발로 클럽 안에 들어왔다. 원래 조금 소심하고 친구들이랑 있을 때만 활발해지는 편이라 사람들이랑 부대껴서 노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클럽은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노는 곳이다 보니까 술김이 있어도 그리 좋진 않았다. 그것 때문이었는지 술이 점점 깨가나 싶더니,
"우리랑 합석할래요?"
남자 셋이 나에게 다가와 합석을 제안했다. 그 남자들 뒤를 보니 일행으로 보이는 또 다른 남자 다섯 명이 더 있었다. 오우 쉣. 내 성격상으로도 그렇고 아는 지인도 없이 한두 명도 아니고 여덟 명 남자들이랑 같이 놀았다간 내가 어떻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찮다고 거절했지만 내 말은 싸그리 무시해버리고 어깨에 팔을 두른 남자들이 날 자기 테이블 쪽으로 인도했다. 조금 걷어진 소매에 용문신 있었는데··· 무쪄웡.
"싫다니까요 왜 자꾸···!"
"그냥 비위 좀 맞춰주라는 거
가지고 되게 뭐라 하네.
이상한 짓 안 한다니까?"
지금 그쪽들 면상에 널 이렇게 저렇게 마구마구 굴릴 거다 다 쓰여 있거든요? 발버둥을 치고 소리를 질러봐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눈물이 찔끔 나오고 있었을까, 오색찬란한 조명 탓에 색색깔로 빛나던 남자 한 명 얼굴에 갑자기 그림자가 지더니 순식간에 그 남자는 바닥으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퍽.
"지 입으로 싫대잖아. 귓구녕 잘
뚫려있는데 말을 하면 듣지, 좀."
정말 순식간이었다.
"··· 아 씨발 웬 미친놈이."
"가자."
"야. 니 어디 가는데, 쳤으면
사과를 해야 할 거 아니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남자가 씩씩거리며 날 구해준 사람에게 주먹을 날리자 그 사람은 가볍게 그놈을 한 손으로 제압했다. 아악! 씨발! 놔, 놓으라고! 이내 팔이 뒤로 꺾인 남자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 사람을 노려봤다. 그제서야 손을 놔준 그 사람이 고개를 삐딱하게 틀고선 말했다.
내 여자 한 번만 더 건들면 그땐 진짜 죽여버리겠다고.
그 사람의 손에 이끌려 클럽 안을 빠져나온 뒤, 걸음을 멈추고 감사합니다 연신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었을까 그 사람은 뒤돌아 날 한 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난 민윤기. 아마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곤 마저 가던 걸음을 옮겼다. 엥?
"저, 저기···!"
"······."
들은 체 만 체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들어주고 윤기 씨는 걸음을 더 빨리 재촉했다. 어 잠깐만 걸음이 왜, 이렇, 게 빨.. 라! 학창 시절 내내 항상 달리기 꼴등이었던 탓 때문인지 아니면 윤기 씨가 너무 빠른 건지 나는 제 몸도 못 가누고 질질 끌려다녔다.
아까 그놈보다 더 고통스러운 얼굴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을까, 내 눈을 못 믿을 정도로 엄청난 탑이 시야를 꽉 매웠다.
윤기 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탑 안으로 들어갔다. 예를 들어보자면 약간 라푼젤에 나오는 그 탑 같은···? 근데 그것보다 더 작긴 했다. 밖에서 본 것보다 내부가 넓길래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빙글빙글 돌아 올라가는 형식의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탑이 높아서 그런지 계단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아··· 설마 저길 올라가야 돼? 눈치를 살살 살피고 있는 내가 무색해질 정도로 뻘쭘하게 윤기 씨는 바로 옆에 있던 엘리베이터 버튼을 꾹 눌렀다. 앗. 저걸 왜 못 봤지.
"괜히 무서워하지 마,
나 너한테 뭔 짓 안 해."
"······."
"아, 하긴 하겠다."
"네?"
"못 들은 걸로 해."
윤기 씨의 말을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저게 뭔 소리야··· 아무래도 낯선 사람이고 처음 보는 사람인데 무작정 이런 곳으로 데려온 게 수상쩍긴 하지만 그래도 날 도와준 사람이니 그러려니 했다. 집에 보내주긴 하겠지,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꽤 늦은 걸 보니 층수가 많이 있는 것 같았다. 윤기 씨를 따라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니 문이 닫히자마자 윤기 씨가 날 꽉 껴안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 딸꾹질이 딸꾹, 하고 나왔다. 윤기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쁜 숨을 일정하게 쉬었다. 안정이 된 것 같았다.
"이제야 좀 살겠네."
"······."
"처음엔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짐은 챙겨올 시간 줄게."
"네?"
"왜."
너무 당연한 듯이 행동하니까 왠지 수긍하게 되는데···? 엘리베이터가 띵, 하며 멈추자 윤기 씨는 더 과감히 행동하기 시작했다. 날 공주님 안기로 훌쩍 안아버린 것이다. 자, 잠깐만요···! 놀라서 바둥거리자 윤기 씨는 내 눈을 슥 하고 쳐다보더니 이내 씩 웃으며 다섯 명은 누울 수 있을 것 같은 침대 위로 날 던지듯 눕혔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눈만 꿈뻑거리고 있는 날 보며 윤기 씨는 침대 끝 시트를 잡고 말했다.
"너 오늘 나랑 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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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플러스Fan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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