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n번째계절
★ 평점 : 9.98 점
⚇ 조회수 : 8,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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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아까 상처... 암튼 붙이시라구요. 그럼 이만!"
서플리는 급히 그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ㅎ 무슨 뽀로로 밴드야. 유치하게"
노랑 머리는 남겨진 밴드를 손에 쥐고, 만지작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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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리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지만, 머릿속은 엉망이었다.
‘왜 줬지? 왜 그런 거 챙겼냐고. 바보야, 바보.’
노랑 머리의 뾰로통한 얼굴, 그리고 “뽀로로 밴드”를 들고 중얼거리던 마지막 장면이 계속 맴돌았다.
“아악 진짜! 왜 자꾸 생각나는데!”
혼잣말을 외치며 머리를 쓸어 넘기자, 맞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플리야… 설마 너… 그 노랑 머리 좋아하냐?"
"ㅇ...와아ㅏㅏㅏㅏ앗 !!!! 뭐야 누구야?"
"니 동료다ㅋㅋㅋㅋ 여기서 혼자 뭐하냐?"
"아 김은비.. 깜짝아, 너 기척도 없이 숨어있을래? 반칙이야 ㅠㅠ 깜짝 놀랐잖아"
김은비, 내 입사 동기다. 같은 막내 작가 신세로 FBS에서 고생하는 내 편.
"아~ 미안미안~ 근데 재밌는 광경을 보려면.. 숨죽여... 있어야..."
"야!!!!! 그런 거.. 아니거든..."
"오~"
"누가 그 자식을 좋아해?! 난 걔 이름도 몰라!"
"이름 알아야 좋아하냐? 요즘은 얼굴만 보고도 연애한다던데."
서플리는 펜을 던질 뻔하다가 꾹 참았다. 던졌으면 분명히 은비는 죽었을 것이다. 은비는 킥킥 웃으며 돌아섰고, 서플리는 다시 진지 모드로 복귀하려 노력했다.
‘아니? 이건 그냥, 인간적인 동정이다. 상처가 있어서 그런 거지. 우발적인 감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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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녹음실.
노랑 머리는 기타를 내려놓고 조용히 밴드를 다시 들었다.
그 위에 그려진 뽀로로는 너무 밝았고, 그래서 더 웃겼다.
“…뭐야, 진짜 이상한 애야.”
괜히 말끝을 흐리며, 밴드를 조심스레 입술 위 상처에 붙였다.
왠지 모르게 신중했다.
그 순간, 휴대폰이 진동이 울렸다.
‘다음 녹음 세션, 5시. 신곡 가이드 체크 필수.’
노랑 머리는 잠시 화면을 보더니 휴대폰을 내려두고, 다시 기타를 들었다.
이번엔 멜로디가 달랐다. 어딘가, 조금 더 따뜻한 소리.
‘그 여자, 이름이 뭐였더라… 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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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만났을 땐, 이름...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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