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rlaalsrbb
★ 평점 : 10.0 점
⚇ 조회수 : 5,6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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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타이밍의 온도
스터디 두 번째 주.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
한 주가 지났을 뿐인데
그 사이 뭔가 바뀐 것 같았다.
아니, 바뀐 건 나였다.
나는 말을 조금 줄였다.
괜히 웃음도 자제했고,
필요 없는 리액션도 하지 않았다.
스터디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그 사람 옆자리에 앉는 순간마다
내 마음이 조금씩 소란스러워졌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괜찮지 않았다.
같이 있다 보면
또 좋아질까 봐
그러면 또 나만 남을까 봐
조금씩 선을 긋는 중이었다.
은석은 별 말이 없었다.
노트북 화면만 바라보다가
가끔 메모하고,
모의면접 때 필요한 질문을 적고.
나한텐 딱 필요한 말만 건넸다.
그래서 괜찮았다.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스터디 끝나고
같이 복도를 걷게 된 건
우연 같지도 않았다.
매번 비슷한 속도로 정리하고,
비슷한 타이밍에 나가는 사람.
나는 애써 앞만 보며 걸었다.
그런데 그가 말을 걸었다.
“저번보다 말이 줄었네요.”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그를 봤다.
그는 내 표정을 읽으려는 듯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짧게 대답했다.
“그런가요.”
잠깐 침묵이 흐르다가,
그가 다시 말했다.
“거리 두는 거예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답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아니면 내가 뭔가 불편하게 했나 해서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잠깐 시선을 피했다.
이번엔
그가 나보다 먼저 걸어 나갔다.
나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내가 거리 두는 게 맞았는데,
왜 그 말 한 마디에
마음이 흔들렸을까.
정확히는,
그가 눈치를 챘다는 사실에
괜히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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