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rlaalsrbb
★ 평점 : 10.0 점
⚇ 조회수 : 5,6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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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 완결] 아주 천천히, 같은 방향으로
토요일.
오전 11시.
사람 많은 카페.
“여기, 어때요?”
은석이 창가 자리를 가리켰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갔다.
우리는 마주 앉았고,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봤다.
근데 사실
무슨 음료를 고르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서로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가까웠다.
말을 주고받으면서
눈이 자주 마주쳤고,
그건 어색하기보다는
이상하게 익숙했다.
“원래 주말엔 뭐 해요?”
“딱히요. 집에만 있어요.”
“오늘은 나와줘서 고마워요.”
“나도 좋아서 나왔어요.”
말은 짧았지만,
그 안에 있었던 감정은
충분했다.
카페를 나와서
가벼운 산책을 했다.
기온이 적당했고,
햇빛도 부드러웠다.
나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는데,
옆에서 은석이 살짝 말했다.
“손, 추워요?”
나는 대답 대신
손을 꺼내
그쪽으로 내밀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잡았다.
그 손은
따뜻했다.
그 온도 하나로,
그 순간이 데이트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스터디 시간에 맞춰
함께 도서관에 들어섰다.
평소처럼 가방을 메고,
노트를 꺼내고,
문을 열었다.
우리는
함께 들어갔다.
처음으로.
누가 뭐라고 하진 않았지만,
사람들 시선이
조금 느껴졌다.
나는 괜히
웃음이 나서
고개를 숙였다.
은석은
조용히 내 옆에 앉았다.
스터디가 시작되고,
나는 노트를 펼쳤다.
근데
시작 전에
그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 좋았어요.”
나는 작게 대답했다.
“나도.”
그 말 한 마디가
오늘 하루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이제부터
매일이 조금씩
더 좋아질 거라는 걸.
같은 방향으로
같이 걷는 일이
이렇게 따뜻할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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