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세븐틴 윤정한 빙의글] 쌤 동생이 왜 거기서 나와? 2화

✎ 작가 : jhHedgehog546

★ 평점 : 7.5 점
⚇ 조회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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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나는 윤정한 얼굴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 딱히 민망한 일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쳐다볼 만큼 담담하진 않았다. 비밀 하나쯤 쥐고 있다는 게 이렇게 사람을 어색하게 만들 줄이야. 자리에 앉아 가방을 정리하다가, 무심하게 창밖을 보고 있는 윤정한을 힐끔 봤다. 어제의 그 말투, 그 표정이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다.

 

 

“불편하게 굴진 않을게.”

 


말은 그렇게 해놓고, 지금 내가 불편하거든요?

나는 내내 딴청을 부리며 수업을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자꾸 윤정한 쪽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내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딱 마주치진 않지만, 뭔가 쓱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랄까.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신경이 쓰였다.

 

점심시간, 급식 줄을 서다가 은정이가 물었다.

 


“야, 너 요즘 윤정한이랑 좀 친해졌냐?”

 


“뭐? 아니, 왜.”

 


“아까 걔가 너 보고 뭐라던데? 이름 부르더라.”

 


“...정한이가?”

 


“응. ‘반장’ 이러면서.”

 

 

반장이 내 직함인 건 맞지만, 윤정한이 부른 건 처음이다. 평소라면 ‘야’ 한마디도 안 할 것 같은 애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뒤에서 느릿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뭐 먹을지 고민돼서 줄 안 서는 거야?”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윤정한이 내 옆에 서 있었다. 평소처럼 느릿하고 무표정한 얼굴인데, 그 말투가 묘하게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나는 괜히 반사적으로 급식 트레이를 들었다.

 

 

“아니, 그냥... 자리 맡아주고 있었어.”

 

 

“거짓말.”

 

 

“...뭐?”

 

 

“너 고민할 때마다 입술 안쪽 깨무는 버릇 있잖아.”

 

 

나는 얼어붙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알지? 나조차도 자각 못 하고 있는 버릇인데.

 

 

“그거, 누나도 있거든.”

 


정한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대화가 끝난 줄 알았는데, 옆에서 다시 던지는 한마디가 이어졌다.

 

 

“근데 너, 원래 이렇게 궁금한 스타일이야?”

 

 

“...내가 뭐가 궁금해?”

 


나는 입을 삐죽이며 반격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아주 당당하진 않았다.

 

 

“그때 그날 이후로 나만 보면 뚫어져라 보던데.”

 

 

“안 봤거든?”

 


나는 발끈했다. 순간적으로 얼굴이 뜨거워졌다. 내가 그렇게 티 났나?

 

 

“그래? 그럼 내가 너 봤나 보다.”

 


정한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장난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그 특유의 표정. 나는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트레이만 꽉 쥐었다.

 

 

그날 오후, 반장이 담당하는 공지사항이 또 떨어졌다. 교무실에서 팩스로 내려온 종이를 챙기는데, 또 하필 윤정한 이름이 눈에 띄었다.

 


— 윤정한 학생에게 전달 요망. 담임 서명 필요.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교실로 돌아와 윤정한 자리에 다가가 종이를 내밀었다.

 

 

“이거, 쌤이 주래.”

 

그는 말없이 종이를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나를 향해 조용히 한마디를 덧붙였다.

 

 

“너 나한테 할 말 있지 않아?”

 

 

“…뭐?”

 


내가 당황하자, 정한은 천천히 의자에 기대며 말했다.

 

 

“아니, 그냥. 너 표정 보면 뭔가 말하려다 참는 사람 같아서.”

 

 

나는 순간 숨이 막혔다. 내가 들킨 건지, 아니면 이 녀석이 그냥 눈치가 빠른 건지. 어쨌든 찔렸다. 나도 내가 왜 자꾸 윤정한 신경 쓰는지 모르겠으니까.

 

그는 종이를 한 번 접으며 말을 이었다.

 

 

“근데 진짜 비밀 지킬 거지?”

 

 

“당연하지.”

 

 

“그럼, 나도 하나 알려줄까?”

 

 

“뭐를?”

 

 

정한은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별말 없이 웃었다.

 

 

“아냐. 아직은.”

 

 

그 말이 괜히 신경 쓰였다.
‘아직은’이라는 말이, 너무 애매해서. 그리고 애매한 건 언제나 사람을 가장 미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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