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세븐틴 윤정한 빙의글] 쌤 동생이 왜 거기서 나와? 4화

✎ 작가 : jhHedgehog546

★ 평점 : 6.67 점
⚇ 조회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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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나는 윤정한을 최대한 안 마주치려 애썼다.

 

괜히 또 말 걸까 봐, 장난처럼 또 뭐라 던질까 봐.

그런데 그런 내가 제일 웃긴 건, 정작 그 애가 조용히 지나가면 그게 또 섭섭하다는 거였다.

 

 

“야, 반장. 자리 좀 바꿔줘라~ 뒤에 애들이랑 너무 붙어 있어서 불편해 죽겠다.”

 

 

“엉... 어... 그래.”

 

 

자리표를 다시 짜야 하나 고민하며 교탁에 앉았는데,

슬쩍 내 앞에 와서 종이를 들여다보던 윤정한이 중얼거렸다.

 

 

“나 창가 쪽 싫어.”

 

 

“…왜?”

 

 

“자꾸 딴 생각 나.”

 

 

나는 그 말에 아무 대꾸도 못 했다.

그냥 그 말이, 이상하게 나한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결국 나는 윤정한 자리를 내 옆, 복도 쪽 세 번째 줄로 옮겼다.

창가에서 멀어졌으니 딴 생각 안 하겠지— 라고 생각한 건 착각이었다.

 

 

“야.”

 

 

“왜.”

 

 

“너 지금도 딴 생각하고 있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까 수업 시간 내내, 볼펜 뚜껑 열고 닫기만 열세 번 했거든.”

 

 

내가 민망해서 얼굴을 붉히자, 윤정한은 느릿하게 웃었다.

 

 

“너 옆에 앉으면, 수업이 너무 빨리 끝나.”

 

 

“…….”

 

 

“시간이 빨리 가는 건 좋은 건데,

근데 또… 아쉽단 말이지.”

 

 

그 애는 항상 말을 그렇게 한다.

그냥 장난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모르겠는 말을.

근데 그런 말 하나하나가 너무 자주 떠오른다.

책상 위에 적힌 시간보다, 윤정한 말투가 더 신경 쓰인다.

 

 

*

그리고 그날,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야, 너랑 정한이랑 무슨 사이야?”

 

 

“엥? 아니야, 진짜 아무 사이도.”

 

 

“근데 왜 걔가 네 가방 들고 교무실 갔어?”

 

 

“…그건—”

 

 

“어머, 진짜야? 진짜 뭐 있는 거야?”

 

 

이건 또 무슨 전개야.

정한은 그냥, 내가 가방 들 힘이 없어 보였다고 했을 뿐인데.

 

그리고 그 말투가 또—

 

 

“네가 들기엔 무거워 보여서.”

 

 

“왜, 내가 무슨 약골 같아 보여?”

 

 

“아니, 그냥. 그러고 싶었어.”

 

 

그 말.

‘그러고 싶었어’

 

딱 다섯 글자.

자꾸 떠오른다.

 

수업이 끝나고, 나는 복도로 먼저 나왔다.

복도 너머 창가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윤정한이었다.

 

 

“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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