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세븐틴 민규 빙의글] 너는 우리 집에 살았다 7

✎ 작가 : rlaalsrbb

★ 평점 : 10 점
⚇ 조회수 : 1,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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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네가 몰랐으면 했어

그날은, 이상했다.

나는 진짜 말 걸 생각 없었는데,

민규가 먼저 나를 불렀다.

 

 

 

 

[세븐틴 민규 빙의글] 너는 우리 집에 살았다 7

 

"잠깐 나올래?"

고개를 들자, 그 애는 내 방 문 앞에 조용히 서 있었다.

후드 뒤집어쓰고, 모자에 그림자 져서 표정은 안 보였다.

“밖에?”

“응. 사람 없는 데.”

 

 

우리는 말없이 아파트 단지 뒤편 작은 놀이터로 갔다.

그 애가 담배를 꺼냈다.

"피워도 돼?"

"…피는지도 몰랐네."

"피는 거 많아.

네가 모르는 내가 많지."

그 말에, 나는 가만히 있었다.

 

"…왜 요즘 나 피해?"

그 질문.

이틀 전부터 목구멍에 걸려 있었던 그 말.

드디어 꺼냈다.

 

민규는 대답 안 하고, 담배를 물었다.

불빛이 깜빡였고, 그 사이로 그의 눈이 드러났다.

“아무 사이도 아닌데, 괜히 휘말리게 만들기 싫어서.”

 

"…나, 휘말려도 돼."

"너 휘말릴 레벨이 아니야.

애들이랑 말 한 마디만 해도 피곤해지는 학교에서,

같이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지옥 만들 순 없잖아."

 

"근데 왜 처음엔 감쌌어?

그땐 그런 거 다 생각 안 했어?"

민규가 웃었다.

비웃는 건 아닌데, 조금 지친 듯한 웃음.

 

"처음엔 그냥…

그날 네가 혼자 앉아있는 거 보기 싫어서."

"그게 다야?"

"그게 다였는데… 그게 시작이었지 뭐."

 

바람이 불었다.

불빛이 흔들렸다.

"네가 우리 집에 들어온 거,

사실 좀 불편했거든.

그냥, 집에 아무도 없고, 조용한 게 좋아서."

"근데?"

 

"그 조용했던 집이… 너랑 같이 있으니까 덜 지루하더라고."

그는 나를 한 번 봤다.

그리고 말했다.

"그래서 더 싫어졌어."

"뭐가?"

"내가,

그 조용한 걸… 네가 무너뜨리는 걸 좋아하고 있다는 거."

 

 

 

 

[세븐틴 민규 빙의글] 너는 우리 집에 살았다 7

 

그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그 애는 그렇게 말해놓고,

나를 보지 않았다.

그저 담배를 끄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루머 들었지?”

"…응."

"그거 반은 맞고, 반은 구라야.

예전에 친구 하나 감싸다가 진짜로 애 패긴 했거든.

내가 죽게 냅둘 수 없어서 그랬어."

나는 말이 안 나왔다.

 

“근데 걔, 지금도 날 피하고 살아.

고맙다고 한마디 하고, 그 이후로 연락 씹고.”

"왜?"

“미안해서겠지.

자기 대신 내가 망가졌으니까.”

그 말, 진짜 아무렇지 않게 말했는데 내 심장이 그때부터 덜컥거리기 시작했다.

“너한테만은, 그런 꼴 보여주기 싫었어.”

 

“그게… 날 피한 이유야?”

민규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젓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말했다.

"네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으면 했어."

그 말이 이상하게 슬펐다.

 

 

나는 그 애가 무섭지 않았다. 단 한순간도.

대신, 그 애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외롭게 만들어왔는지가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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