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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끄댕이
★ 평점 : 10 점
⚇ 조회수 : 5,6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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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망치고 기분이 꿀꿀한 상태로 집에 들어갔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시험 점수가 이게 뭐냐며 쌍둥이 오빠인 김민규와 날 비교해대시는 엄마가 계셨다.(그렇다고 김민규만 티나게 편애하시는것도 아니고, 날 매일 혼내키는건 아니다. 내 시험 성적과 공부에만 예민하신 것 뿐이다.) 김민규는 거의 매일 혼나는 내가 신경쓰이는지 엄마가 집에 안계실때 내게 작은 손수건을 내밀었다. 난 그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김민규는 내 어깨를 두어번 토닥이고는 제 방으로 들어갔다.
나도 내 방에 들어가려다 이 기분으론 공부에 집중이 안될 것 같아 얇은 가디건에 울어서 빨개진 내 두 눈을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쓰고 나갔다. 막상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로 갔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는 우리 마을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였다. 바다가 크게, 작게 일렁이는 것을 볼 수 있고 물고기가 예쁘게 헤엄치는 것도 볼 수 있다.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이나는 아름다운 바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난 큰 바위들 사이에서 아무도 모르게 울 수도 있다. 바닷소리에 내 울음소리가 먹혀 마음놓고 울 수도 있다.
난 이 곳이 참 좋다. 오자마자 큰 바위들 사이에 쭈그려 앉아 무릎 사이로 얼굴을 짚어넣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사람들은 각자 하나씩 해도 안되는게 있다. 난 그게 공부일 뿐. 매일 공부때문에 혼나는것도 지겹다. 같은 이유로 같은 말을 들으며 혼나는 거. 내 쌍둥이 오빠한테만 유전자가 몰빵됐다. 키도 크고 잘생겼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거기다 요리도 잘한다. 생각을 해보니 많이 서러웠다.
그때 바람이 아주 강하게 불었다. 그 바람에 손에 쥐고있던 김민규의 손수건이 바다로 날라가버렸다. 아차 했지만 이 차림으로 이 날씨에 바다에 들어가면 백퍼 감기에 걸릴 것 같아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손수건을 그냥 바라볼 뿐이였다.
그 순간 내 눈에 파란색 큰 물고기 꼬리가 보였다. 굉장히 큰 물고기같아 겁을 먹어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곧바로 집을향해 뛰어갔다.
신기하게 파도가 치지도 않았는데 모래 위로 올라온 김민규 손수건을 보지도 않은채.
' 이건 나중에 줘야겠다. '
***
" 공부하라니까 그새 어딜 다녀온거야! "
집에 들어오니 언제 들어와 계셨는지 엄마가 소파에 다리를 꼬고 내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다시한번 나오려는 눈물을 간신히 참고 죄송하다며 사과를 한 후 내 방안으로 들어갔다.
내 방은 파란색으로 도배되어있었다. 내가 파란색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불도 파랑, 가방도 파랑, 핸드폰 케이스도 파랑, 오늘 입고 나간 내 가디건도 파랑. 온통 파란색 천지다. 내가 파란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다가 파란색이니까. 난 바다를 굉장히 좋아하니까.
책상에 앉자마자 문제집이 아닌 핸드폰을 켜 인어를 검색해 들어갔다. 인어를 검색해 들어가니 사람들이 그린 인어로 가득했다. 그 그림들은 인어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진짜 저렇게 생겼겠지 하는 그림이였지만 그 것들은 전혀 인어가 아니였다. 꼬리는 몸의 두배나 되고 조개로 가슴을 가리진 않는다. 거기다 귀에 아가미가 있다. 손은 사람의 손과 똑같지만. 사람들이 그린 인어는 그냥 꼬리만 물고기 꼬리일 뿐, 전혀 인어가 아니였다.
인어의 생김새를 내가 어떻게아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7살 이전에 기억은 없어 금방 포기했다. 할머니 말로는 어떠한 사고로 바다에 빠져 기억을 잃은거라고 하였다.
방 밖으로 발소리가 들려 재빨리 핸드폰을 끄고 문제집을 폈쳤다. 얼마 안되어서 방문이 열리고 화가난 엄마가 아닌 내 쌍둥이오빠 김민규가 들어왔다. 들어와선 내 가방에서 필통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주었다.
" 왜. "
" 하는척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
" 누가 필통도 안꺼내고 공부를 하냐. "
" 뭐, 어쩌라고. "
" 난 너한테 잘해주는데 넌 왜 계속 날 밀어내? "
" 너랑있으면 내가 너무 비교되니까. "
" 넌 완벽한데 난 그렇지 않잖아. "
" 너도 잘하는게 있을거야. "
" 난 공부를 잘하듯이 넌 다른걸 잘할거라고. "
" 됐어, 나가. "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난 김민규와 비교를 당한다. 김민규는 완벽한데 난 그러지 않으니까. 하지만 할머니는 완벽한 김민규보다 날 더 아끼셨다. 이유는 자세하게 모르지만 난 할머니가 좋았다. 지금은 내 옆에 안계시지만.
15살까진 할머니와 살다 16살때 엄마와 살게 되었다. 엄만 역시 부족한 나보다 김민규를 좀 더 예뻐하셨다. 어린 나는 그런 김민규가 좀 얄미웠지만.
***
" 야, 나 배고파. 뭐 먹고 헤어지자. "
" 안돼, 나 돈 없어. "
" 나 돈 많아! 어제 용돈 받았어!! "
" 먹으러 갈거지?? "
이 애는 하나뿐인 내 소중한 친구, 권순영이다. 16살때 친해져 지금 내가 18살이니 3년 친구인 셈이다. 권순영은 내게 분식점에 가자 하였지만 오늘은 곧바로 바닷가느에 가고싶어 내일 가자고 오늘은 안된다고 하고선 헤어졌다.
***
이번에도 역시 바닷가, 큰 바위들 사이로 쏙 들어와 몸을 숨겼다. 바다에 발을 담궜다. 날씨도 춥고 바다는 온도가 낮아 역시나 차가웠다. 너무 차가워 폴짝폴짝 뛰며 혼자서 바닷가를 뛰어다녔다.
그러다 갑자기 바다에 들어가고싶단 생각을 했다. 가방에 수건도 있고 체육복도 있으니 물기를 닦고 젖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춥고 차가웠지만 망설이지 않고 허리까지 몸을 담구었다. 즐겁고 신나는 마음에 차가움을 잊고 가슴높이까지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차갑긴 했지만 너무 차가운 정도도 아니였다. 그때 멀리에서 김민규의 손수건이 보였다. 난 그리로 헤엄처 갔지만 내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로 손수건은 멀리로 떠밀려갔다. 숨이 차고 지쳐서 가만히 다리를 휙휙 젓고 있었는데 손수건이 내게로 다가왔다. 그 뒤에 큰 물고기 꼬리도 보였다.
그 꼬리에 깜짝놀라 겁을먹어 휙휙 젓고있던 다리가 굳었다. 그 바람에 난 바다에 빠졌다. 팔의 힘으로만 수면 위로 올라가려 했지만 부족한지 계속 가라앉을 뿐이였다.
그때 누군가가 날 구해주었다. 그 누군가는 사람도, 물고기도 아닌 내가 그렇게나 보고싶어했던 인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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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플러스Fan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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