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스키즈 필릭스 빙의글]- 옆방 남자는 왜 자꾸 웃는 걸까? 1화

✎ 작가 : 승냐냐

★ 평점 : 9.6 점
⚇ 조회수 : 1,435 회

 

 

한서연은 평범함에 진심이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내리고, 출근길엔 늘 같은 팟캐스트를 듣는다. 

 

사무실에선 말없이 엑셀과 씨름하고, 퇴근하면 혼자 라면에 계란 하나 풀어 TV를 본다. 

그녀의 일상은 별다를 것 없이 조용하고 단단했다. 적어도, 유학을 가기 전까지는.

 

서연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겠다는 단순한 이유로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도착한 첫날, 낯선 기숙사 방에서 만난 룸메이트가 바로 필릭스였다. 

 

금발에 장난기 가득한 눈빛, 그리고 첫 인사부터 이랬다.

 

"안녕! 나는 필릭스야. 혹시 코 고는 거 괜찮아? 나는 좀 심해."

서연은 내심 한숨을 쉬었다. "그쪽만 안 그러면 다행이죠."

 

"아, 한국 사람이구나? 한국 음식 진짜 좋아해. 나중에 같이 먹으러 가자."

 

"...일단 방 정리부터 할게요."

 

필릭스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엄격한 룸메이트님."

 

서연은 그가 단순히 웃긴 줄 알았다. 하지만 함께 부엌을 쓰고, 같이 장을 보고, 같은 공간에서 하루를 마주하며 살아가다 보니, 필릭스는 점점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되어갔다.

 

어느 날, 비 오는 저녁. 서연이 우산 없이 돌아온 필릭스를 위해 수건을 내밀었다.

 

"또 우산 안 들고 갔어요? 몇 번째예요?"

"비 오는 거 좋아해. 분위기 있잖아. 그리고 네가 수건 줬잖아. 드라마 같아."

 

서연은 피식 웃었다. "그 드라마, 시청률 안 나올걸요."

 

그날 밤, 필릭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서연아, 나 이 말 잘 안 하는데... 요즘 이 방에서 제일 좋은 건, 네가 있다는 거야."

 

서연은 대답하지 못했다. 가슴이 너무 크게 울려서. 그가 말하는 '우리 방'이라는 말이 그렇게 따뜻하게 들릴 줄은 몰랐다.

 

그녀의 평범한 인생이, 호주의 낯선 거리에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흔들림이 싫지 않았다.

 

 

 

 

 

 

 

⚠️해당 게시글은 팬플러스 팬픽 작가님이 남겨주신 소중한 작품입니다. 해당 팬픽에 포함된 내용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 및 비하, 욕설이 담긴 댓글을 남길 시 무통보 활동정지 및 탈퇴 처리됩니다.

⚠️본 사이트의 콘텐츠를 무단 복제, 배포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 제 97조의 저작재산권침해죄에 해당하며, 저작권법에 의거 법적조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