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rlaalsrbb
★ 평점 : 9.4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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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바라보는 쪽
도서관 앞, 벤치에 앉아 있었다.
다음 회의는 며칠 뒤였지만,
그날 이후로 머릿속이 좀 조용하지 않았다.
발표 준비는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단톡방은 정적이었다.
누구도 말을 붙이지 않았고, 그도 톡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냥, 말 그대로 조별과제의 막바지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자꾸 생각났다.
그날의 마지막 말투. 질문처럼 들리지 않았던 확인.
‘그냥 둘이서 진행해도 되죠?’
그 사람은 왜 굳이 그 말을 내게 했을까.
벤치에 앉아 이어폰을 꽂고 있었는데, 내 앞을 지나갔다.
나는 순간적으로 이어폰을 뺐다.
그는 나를 보며 잠깐 멈췄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자주 오시나 봐요."
의외였다.
그가 먼저 말을 걸 줄은 몰랐다.
"오늘은 그냥. 과제도 없고."
그는 주변을 한 번 둘러봤다.
"잠깐 앉아도 돼요?"
나는 대답 대신 가방을 옆으로 밀었다.
그가 내 옆에 앉았다.
조용한 정적이 흘렀다.
나는 괜히 폰을 꺼내 화면을 켰다 껐다 했다.
그는 벤치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나는 처음엔 눈치를 못 챘다가, 어느 순간 그 시선을 알아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묘하게 들키는 기분이었다.
한참 후, 그가 조용히 말했다.
"다음 회의 때, 발표 연습 한 번 해보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잘 쉬다 가세요."
나는 인사처럼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렇게 걸어갔다.
나는 이어폰을 다시 뺐다.
그가 멀어지는 뒷모습을, 괜히 눈으로 따라가 봤다.
마치, 그가 방금 나를 뚫어본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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