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rlaalsrbb
★ 평점 : 9.4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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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 완결] 말한 적 없지만 알고 있었던
학기 마지막 주, 캠퍼스는 어수선했다.
발표가 끝난 과목은 제출물 마감이 남았고, 강의는 거의 종강 분위기였다.
도서관 앞에서 그를 만났다.
이번에도 연락은 짧았다.
‘잠깐 볼 수 있어요?’
나는 “응, 도서관 나가는 중이야.”라고 답했고, 10분 뒤 그가 내 앞에 있었다.
“시간 돼요?”
“조금은.”
우리는 벤치에 앉았다.
오랜만에 만난 것도 아닌데, 뭔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이건 그냥, 학기 끝난 기념.”
상자엔 볼펜 하나가 들어 있었다.
딱히 비싼 것도, 특별한 디자인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고마워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손에 쥔 상자를 가방에 넣었다.
그 순간 그가 말했다.
“우리, 다음 학기엔 수업 같이 들을 수 있을까요?”
질문이었지만, 부탁 같기도 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과목 추천은 받긴 하는데요.”
그가 피식 웃었다.
잠시 후,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상하게, 말한 적 없는데… 계속 기억날 것 같아요.”
말한 적 없지만, 알고 있었다.
그는 내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우리 사이에는 여전히 말이 많지 않았지만, 그게 좋았다.
말보다 오래가는 건 원래 그런 것들이니까.
그날이 학기 마지막 날이었고,
우리가 말하지 않고 남긴 것들이, 어떤 시작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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