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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투바투 범규 빙의글] 맑음소년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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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HelloMelo

★ 평점 : 9.29점
⚇ 조회수 : 5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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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바투 범규 빙의글] 맑음소년 2화

05.
 
 
원치 않는 이사를 하고 난 후 바짝 철이 들었다. 가득하던 허세도 빠지고 말끝마다 붙이던 욕도 그만뒀다. 하나도 안 멋있었다. 주먹질 하면 쎄보일 거란 착각도 버렸다. 이젠 아무것도 의미가 없었다. 엄마 아빠의 바람대로 전학 간 학교에서 쥐 죽은 듯이 지냈다. 애들이 말을 걸면 적당히 받아주는 게 다였다. 고등학교 가서도 난 이렇게 살겠지. 지극히 따분했다. 그래도 별 수 없었다. 괴물이라며 손가락질 받고 싶진 않았으니까. 히어로 영화는 다신 보지 않았다. 방에 덕지덕지 붙여놨던 포스터도, 한가득 전시해두던 피규어도 싸그리 버렸다.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히어로는 더이상 동경이 대상이 아니었다.
 
 
 
그렇게 중학교 시절이 갔다. 고등학생이 된 난 중학교 친구들이 보면 깜짝 놀랄만큼 컸다. 키도, 마음도. 상처와 분노로 가득했던 시간을 넘어 많이 담담해졌다. 왠만한 일엔 화도 안 났다. 감정 변화가 있지도 않았다. 그냥 그런가보다. 그럴 수 있지. 사람들은 다 그런걸.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중학교 때보다는 애들과 말을 많이 섞었다. 농담도 주고받고, 밥도 같이 먹고, 하교도 같이 하고. 다만 누구에게도 내 얘기를 하진 않았다. 얘기를 꺼내면 복잡해졌다. 말하기도 싫은 부모님부터, 왜 이사를 하게 됐는지, 왜 혼자 사는지, 왜 중학교 친구가 아무도 없는지. 딱 질색이었다. 피곤한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따분한게 나았다. 나쁘지 않은 생활이었다. 외롭긴 했지만.
 
 
 
학교가 끝나면 근처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시간을 보냈다. 학교 근처에 거의 쓰러져가는 건물 하나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그 건물엔 사람이 들어서지 않았다. 혼자 시간을 보내기 딱이었다. 집에는 왠만하면 일찍 들어가지 않았다. 기분이 더러워졌다. 혼자 있는 것도 싫고. 막연하게 외로워져서 일부러 집을 피했다. 그날도 똑같은 하루였다. 평소같이 학교가 끝나고 옥상 위로 올라와 누웠다. 가방은 저멀리 툭 내려놓은 채. 장마철이라 그런지 날이 우중충했다. 내 의지과 상관없는 자연현상이었다. 오늘 비 내리려나. 기지캐를 켜며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봤다. 어차피 비가 와도 난 젖지 않았다. 내 주변에 막이 있는 것처럼 빗물이 튕겨나갔다. 처음엔 그것도 꼭 괴물같아 짜증냈지만 이젠 그러려니 했다. 안 젖고 좋지 뭐.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나니 내 예상대로 하늘에선 비가 내렸다. 투둑. 지면에 빗물이 튕겨 소리를 냈다. 곤히 잠들었던 난 그 소리에 깨어났다. 시끄럽네.. 그냥 멈춰버릴까. 잠시 고민하다 이내 다시 눈을 감았다. 소원을 빌기엔 귀찮았다. 왠만해서 능력을 쓰고 싶지도 않았고. 곧 멈추겠지 싶어 다시 잠을 청했지만, 야속하게 비는 더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소나기가 아니었다. 온 세상을 적시고 있었다. 기묘한 감각이었다. 온 세상이 젖어가는데 나 하나만 젖지 않는다는 게. 모두들 비를 피하려 우산을 쓰는데 난 피하지도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는 게. 비를 멈추는 일을 나 혼자만 할 수 있다는 게. 꼭 내가 특별한 것처럼. 쓰게 웃었다.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어차피 사람들한테 난 그냥 괴물인데. 
 
 
 
느긋하게 눈을 깜빡이며 비가 오는 세상을 담았다. 갑자기 내리는 비에 빨리 피하자며 뛰어가는 사람들, 비를 머금는 땅, 빗물이 맺힌 잎사귀, 온통 흐린 회색빛의 하늘, 그런 것들. 세상을 구경하는 건 재미있었다. 구경하다보면 내가 평범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다. 그때였다. 그동안 열린 적 없던 옥상의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심장이 입 밖으로 나올 뻔 했다. 뭐야? 깜짝 놀란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내 시야에 어떤 여자 애 하나가 들어섰다.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동글동글한 머리통. 그게 가장 먼저 보였다. 여자 애는 괴로운 듯이 옥상에 주저앉았다. 손으로 귀를 꽉 막은 채로, 온 몸을 떨며.
 
 
 
""...멈춰줘.""
 
 
 
그리고 말했다. 멈춰달라고. 세차게 내리는 비 덕에 소리가 뭉개졌다. 난 무슨 소리인지 들으려 감각을 집중했다. 여자 애는 엉엉 울어대며 몸을 웅크렸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나도 모르게 마음이 뭉클했다. 왜소한 체구가 당장이라도 바스라질 듯이 위태했다.
 
 
 
""멈춰줘. 제발...""
 
 
 
"".....""
 
 
 
""비를 멈춰줘...”
 
 
 
 
소리에 집중하니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뭘 멈춰달라는지. 비였다. 온 세상을 적시고 있는 비. 귀를 막던 손을 모아 간절히 빌고 있었다. 여전히 몸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난 홀린 듯 내 손을 모았다. 멈춰달라면 멈춰줘야겠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남을 위해 비를 멈춰본 적은 없었다. 애초에 능력을 쓰는 게 간만이었다. 혹시 내 목소리 까먹고 안 멈춰주는 건 아니겠지.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빌어보는 수 밖에 없었다. 여자 애를 도와주고 싶었다. 방법은 같았다. 눈을 감고, 손을 모으고, 읊조린다.
 
 
 
""비를 멈춰줘.""
 
 
 
내 목소리를 잊지 않았는지 하늘은 소원에 응했다. 비가 한순간에 멎고 햇빛이 떠올랐다. 역시 실력 안 죽었네. 난 작게 웃었다. 비가 멈추자 여자 애의 떨림이 멎었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더니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와, 예쁘다. 얼굴을 본 첫 소감은 그랬다. 엄청 예쁘다. 나도 모르게 넋놓고 바라봤다. 햇빛이 반사된 얼굴은 무엇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눈만 깜빡이던 여자 애는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에 힘이 없는 지 계속 휘청거렸다. 옆에 내던진 가방을 다시 맨채 옥상을 나섰다. 온 몸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괜찮냐는 말을 묻고 싶었지만 그럴 상태가 아니란걸 단번에 알았다. 또 만날 수 있을까. 우습게 그런 생각을 했다.
 
 
 
여자 애가 떠난 자리에 찾아갔다. 그 자리엔 명찰 하나가 떨어져있었다. 이거 우리 학교 명찰인데. 모양을 보자 딱 알아챌 수 있었다. 모르는 얼굴인 걸 보아 후배인 것 같았다. 물기가 있는 명찰을 옷에 슥슥 닦았다. 이름 석자를 손 끝으로 매만졌다.
 
 
 
""윤아름.""
 
 
 
이름이 아름이였구나. 윤아름... 몇 번 되뇌이던 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얘한테는 내가 필요한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능력을 밝혀도 날 괴물로 보지 않을 사람. 내 능력이 필요한 사람. 날 필요로 할 사람. 내가... 옆에 있을 수 있는 사람. 어쩌면 끝없는 외로움에서 이제는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텅텅 빈 집에 들어가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지 않을까. 그 애의 아픔을 이용하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둘에게 모두 이득일 거라 생각했다. 난 옆에 사람을 두고, 그 앤 비를 피하고.
 
 
 
명찰을 주머니에 담았다. 내던졌던 가방을 다시 메고 옥상을 나섰다. 오랜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점. 난 그 애와 운명이 되겠다고 단단히 마음 먹었다.
 
 
 06.
 
 
그렇게 가기 싫던 학교가 가고 싶어 밤새 발을 동동 굴렀다. 내일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지. 안녕? 너무 평범한데. 너 아름이지? 이건 스토커 같잖아. 얘기 많이 들었어? 누구한테 들었냐고 물어보면 어떡해. 너 되게 예쁘다? 미친. 완전 또라이 같아. 첫인사를 뭐로 해야할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없었다. 결국 한참을 고민하던 난 내일 즉흥적으로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늦잠을 잤다. 너무 늦게 잠이 든 탓이었다. 교복도 제대로 못 입고 헐레벌떡 뛰어갔다. 목에 피 맛이 나도록 뛰었지만 결국 지각을 했다. 벌점도 받았다. 영 불안한 시작이었다. 반에 들어가자마자 책상 위로 뻗었다. 너무 뛴 탓에 심장이 과하게 두근거렸다.
 
 
 
""최범규 왜 그래?""
 
 
 
""늦잠 자서 지각.""
 
 
 
""뛰어왔구나?""
 
 
 
""엉... 죽겠다.""
 
 
 
짝꿍은 웃으며 물을 건넸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물을 들이켰다. 멍한 정신이 조금 깨는 것 같았다. 그래, 오늘은 정신차려야지. 쉬는시간에 2학년 교실도 좀 나가보고. 만날 수 있으려나. 턱을 괴고 가만히 생각했다. 얼른 만나고 싶어 자꾸만 손발이 달달 떨렸다. 그런 내 기대를 와장창 깨듯 윤아름은 보이지 않았다. 1학년 교실을 수십번 왔다갔다해도 비슷한 머리통도 안 보였다. 밤색 머리카락을 가진 동글동글한 머리통. 보면 바로 알텐데. 내가 명찰을 잘못 봤나. 암만 봐도 우리 학교 명찰인데. 어제 주웠던 명찰을 다시 매만졌다. 이름 석자를 문지르는 것 뿐인데 괜히 아련한 기분이 들었다.
 
 
 
점심시간 때도 내려가 봤지만 역시나 실패. 학교는 어느덧 하교시간을 앞두고 있었다. 진짜 마지막으로 내려가보자.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없으면.. 어쩌지. 내일은 있으려나. 겨우 한 층 내려가는데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깟 운명이 뭐라고. 하마터면 계단에서 자빠질 뻔 했다. 삐끗한 발목이 욱씬거렸다. 아, 가지가지하네. 2학년들도 하교를 준비하는 지 시끌벅적했다. 많은 인파 사이로 동그란 머리통을 차마 헤맸지만 이번에도 실패였다. 얜 어디에 꽁꽁 숨은거야. 오늘은 비도 안 오는데. 혼자 툴툴 거렸다. 때마침 종이 울렸다. 그냥 내일 다시 와야겠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무겁게 뗐다. 계단을 올라가려 모퉁이를 돌던 그 순간,
 
 
 
“아...""
 
 
 
""아.”
 
 
 
난 누군가와 부딪혔다. 상대도 나도 갑작스러운 부딪힘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아까 삐었던 발목이 다시 한번 욱씬거렸다.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오늘 운수 진짜... 됐다. 누굴 탓하냐. 부딪힌 건 내 잘못도 있으니까. 바닥에는 교과서와 노트, 그리고 필기구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상대가 넘어지면서 흘린 거였다. 급히 일어나 물건들을 주웠다. 상대도 말없이 일어나 주웠다. 꼬질꼬질한 내 교과서와 달리 상대의 교과서는 먼지 하나 없었다. 와, 진짜 깔끔하게 썼다. 한 페이지도 구김 없이 빳빳했다. 필기구도 흠집 하나 없이 깨끗했다. 안 봐도 성격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노트를 줍다가 우연찮게 노트 위에 쓰여진 이름을 발견했다. 또박또박 정갈한 글씨체. 그리고, 그 글씨체로 쓰여진 이름은.
 
 
 
""..윤아름?""
 
 
 
윤아름이었다.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불려 놀랐는지 윤아름은 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커다랗고 예쁜 눈이었다. 온몸이 찌릿했다.
 
 
 
""진짜 맞네.""
 
 
 
""..저 아세요?""
 
 
 
 
아차차.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나와버렸다. 이런 첫만남은 예상에 없었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머리를 굴려도 온통 백지였다. 눈만 데굴데굴 굴러갔다. 윤아름은 그런 날 무심히 바라보다 이내 다시 물건을 줍기 시작했다.
 
 
 
""...내가 주울게. 부딪혀서 미안.""
 
 
 
""아뇨. 괜찮아요.""
 
 
 
""그래도 나 때문에 넘어졌는데.”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게 말하곤 내 손에 들려있던 짐을 가져갔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손이 스쳤다. 스친 부분이 무지하게 간지러웠다. 괜히 뱃속이 울렁거렸다. 왜 그런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저도 죄송합니다.""
 
 
 
""아냐. 너가 미안할 필요는...”
 
 
 
""할말 더 없으시죠?""
 
 
 
""응?""
 
 
 
""이만 가볼게요.""
 
 
 
문제가 생겼다. 윤아름은 엄청나게 철벽이었다. 처음 눈을 마주친 이후로 날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무신경한 눈빛과 심드렁한 표정. 어제 봤던 사람이랑 동일인물이 맞나 의심이 갈 정도였다. 짧게 인사를 한 윤아름은 유유히 내 옆을 지나갔다. 잡아서 무슨 말이라도 해야하나. 근데 무슨 말을 하지? 행동은 생각보다 더 빨랐다. 나도 모르게 지나가는 윤아름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갑자기 잡혀 놀랐는지 윤아름의 두 눈은 동그래졌다. 다람쥐 같아. 어제와 똑같이 예뻤다. 그 와중에도.
 
 
 
 
""저기.""
 
 
 
"".....""
 
 
 
""난 최범규야.""
 
 
 
기껏 붙잡아서 한다는 말이 그거였다. 통성명. 쪽팔림에 혀 깨물고 죽고 싶었다. 미친 최범규. 야심차게 한다는 말이 고작 이름. 윤아름은 어쩌라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그래도 잡은 손목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게, 그러니까.""
 
 
 
"".....""
 
 
 
""...내 이름 기억해줘.""
 
 
 
""네?""
 
 
 
""최범규. 내 이름. 기억해달라고.""
 
 
 
""..왜요?""
 
 
 
묻는 목소리엔 흔들림이 없었다. 이번엔 뭐라 대답하지. 날 바라보는 큰 눈에 식은땀이 줄줄 났다. 뭐 저렇게 크고 맑아. 잘못 대답하면 시작이고 뭐고 아예 끝날 거라는 직감이 왔다. 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 그냥 내지르는 수밖에.
 
 
 
""너랑 친해지고 싶어.""
 
 
 
"".....""
 
 
 
""예전부터 너 알고 있었거든.""
 
 
 
"".....""
 
 
 
“친해지고 싶어서 이름도, 어...”
 
 
 
"".....""
 
 
 
""이상하겠지만 진심이야. 그러니까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기막힌 첫만남이었을 거다. 나에게도 기가 막혔다. 한번도 사람 사귀면서 쩔쩔 맨적 없었는데. 긴장한 적도 없었고. 지금은 너무 긴장해 등 뒤가 땀으로 축축할 지경이었다. 나와 윤아름 사이에 일순간 침묵이 일었다.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한참 말이 없던 윤아름은 팔목에서 내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말했다.
 
 
 
""전 안 친해지고 싶은데요.""
 
 
 
""어?""
 
 
 
""안 친해지고 싶다구요.""
 
 
 
"".....""
 
 
 
""괜히 힘 빼지 마세요.""
 
 
 
부딪힌 건 죄송했어요. 주워주신 건 감사하구요. 그럼 이만. 이번에는 정말 잡을 수 없었다. 완곡한 거절이었다. 종이 친지 오래였지만 교실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서 난 굳어버렸다. 나 지금 차인거지. 시작도 하기 전에. 느릿하게 머리가 굴러갔다. 상황파악이 끝나자 예상 밖으로 눈물보단 웃음이 나왔다. 난 배를 잡고 깔깔 웃어댔다. 슈퍼맨을 따라하다 팔이 부러졌던 그때처럼.
 
 
 
""진짜 골 때린다.""
 
 
 
얘기를 듣고도 싫어지긴 커녕 더 좋아졌다. 긴장으로 잔뜩 굳어있던 몸이 풀리며 기분이 느슨해졌다. 무지하게 귀여웠다. 뭐가 귀엽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냥 귀여웠다. 눈 동그랗게 뜨고 또박또박 할 말 하는 모습이. 윤아름은 싫다고 했지만 내 이름을 잊어먹을 일은 없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다짜고짜 이름 기억해달라는 사람을 잊어먹는 건 쉽지 않다. 오히려 잘된건가. 쉽게 포기할 거였으면 하루종일 찾으러 다니지도 않았을 거다. 심장이 쿵쿵 뛰어댔다. 거절 당해놓고 심히 낙관적이었다. 그래도 상관 없었다.
 
 
 
운명은 언제나 갑작스럽다. 예상치도 못한 순간, 생각치도 못한 때에 불쑥 나타나선 일상을 뒤집어 놓는다. 난 그걸 너무나 잘 알았다. 그렇게 찾아온 운명이 어떻게 인생을 뒤집어 놓는지도. 교실을 올라가며 다짐했다. 윤아름의 갑작스러운 운명이 되겠다고. 인생을 확 뒤집어 놓을 만한 사람이 되겠다고. 웃음을 주겠다고. 걸을 때마다 주머니 속에서 윤아름의 명찰이 달각거렸다. 그마저도 좋았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음. 새로운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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