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rlaalsrbb
★ 평점 : 9.7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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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그날 밤, 혼자서
집에 돌아온 건 저녁 늦은 시간이었다.
오빠는 내게 별 말 없이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말이 없었다.
평소처럼 조용했고, 별일 없는 하루처럼 굴었다.
문을 닫고 침대 위에 가방을 올려둔 순간,
아까의 그 눈빛이 다시 떠올랐다.
“넌 많이 바뀌었더라.”
그 말투.
낮게 깔린 목소리.
그리고,
나를 보던 눈.
나는 침대에 앉았다가 다시 일어났다.
손끝에 힘이 들어갔고,
가슴 한쪽이 묘하게 뻐근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옛날 친구 다시 본 것뿐이라고 넘기려 했는데
이상하게,
몸이 그렇게 움직여주지 않았다.
거울 앞에 섰다.
오늘 나를 봤던 그 눈으로,
지금의 나를 바라봤다.
나는 어릴 때랑 뭐가 달라졌을까.
그냥 키만 좀 컸을까. 말수가 줄었을까.
아니면,
진짜 어른이 된 걸까.
연준 오빠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주 오래된 장면을 꺼내서
나를 웃게 했다.
근데 이상했다.
나는 그게…
그냥 반가운 게 아니었다.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았다가 금방 다시 떴다.
머릿속이 복잡했고,
그날 오후 대화들이 조용히 맴돌았다.
내가 무슨 얼굴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너무 어색했을까. 너무 티가 났을까.
그 사람이 뭘 느꼈을까.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메시지 하나.
[연준 오빠]
[집 잘 들어갔지? 오늘 반가웠어.]
짧은 문장이었다.
나는 천천히 답장을 썼다.
[응. 나도 반가웠어.]
보내고 나서, 핸드폰을 뒤집어 눕혀두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이번엔 잠이 쉽게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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