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투바투 연준 빙의글] 그 여름의 이름은 08

✎ 작가 : rlaalsrbb

★ 평점 : 9.7 점
⚇ 조회수 : 2,3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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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선을 넘는 마음

그날 밤 이후로

나는 매일 저녁이 되면

괜히 창밖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됐다.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를 것도 아니었고,

연락이 오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그런 것들을 기대하게 되었다.

 

연준 오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가 한 말은,

분명 듣고 있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긴 어렵겠지만,

사람의 시선이라는 게

말보다 더 많은 걸 알려주는 때가 있잖아.

 

주말.

오빠랑 같이 카페에 갔을 때,

우연히 연준 오빠 친구라는 사람을 만났다.

 

처음 보는 여자였고,

되게 밝고 예쁘고

오빠랑 엄청 친해 보였다.

 

“아~ 너구나. 말 들었어. 동생.”

그 여자가 나를 보며 웃었다.

“연준 오빠가 너 되게 귀엽다고 하던데?”

말이 가볍게 툭 나왔다.

 

웃는 얼굴이었고,

농담처럼 들렸지만

그 순간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투바투 연준 빙의글] 그 여름의 이름은 08

 

그리고,

몇 시간 뒤

연준 오빠에게 연락이 왔다.

[오늘 카페에서 마주친 건 그냥 친한 선배야. 너 불편했으면 미안.]

 

메시지를 읽고

나는 괜히 그 앞 문장보다

“너 불편했으면 미안”

그 말이 더 신경 쓰였다.

 

[아니야. 괜찮았어.]

나는 그렇게 답장했지만

사실은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투바투 연준 빙의글] 그 여름의 이름은 08

 

다음 날,

다시 셋이 만나게 됐다.

오빠가 먼저 가고

잠깐 나랑 연준 오빠만 남게 되었다.

 

그는 무표정으로 커피를 마시다가

문득 나를 봤다.

“너, 기분 안 좋았지.”

말투는 조용했지만

단정이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좀 피곤했어.”

“거짓말 못 하네.”

그는 컵을 내려놓았다.

“그 선배.

그냥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야.

너랑은 전혀 관계 없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순간,

마음 한쪽에서

이상하게 묘한 감정이 올라왔다.

 

“나, 오빠한테 그런 말 들으려고 그런 거 아냐.”

그 말이 나가고 나서

입을 다물었다.

 

연준 오빠는

나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 눈빛엔

무언가 망설임이 있었다.

 

“근데 들었잖아.”

그 말이,

선을 넘었다.

 

나는 숨을 들이쉬었고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처음으로,

내 안에서 확실한 감정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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