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TOP5 작품] [알디원 이상원 빙의글] 그 사람은 다시, 내 앞에 있었다 03

✎ 작가 : rlaalsrbb

★ 평점 : 9.5 점
⚇ 조회수 : 1,4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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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그날, 당신은 나를 잘랐다

나는 업무 메신저를 켜놓고도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필요한 파일이 하나 있었고, 그가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물어보면, 그가 또 예의 바르고 무표정한 목소리로 말해줄 테니까.

그걸 견디는 게, 차라리 더 싫었다.

 

퇴근 30분 전,

그가 먼저 말을 걸었다.

 

[이상원 팀장]

회의실 A 비워졌어요. 오늘 발표 연습, 지금 할 수 있겠어요?

 

나는 키보드를 치려다 말고, 그 메신저 창만 한참 바라봤다.

어떻게든 비즈니스처럼 대답했다.

 

[나]

네. 지금 갈게요.

 

회의실 A는 사무실 끝에 있는 작은 룸이다.

유난히 조명이 어둡고, 벽이 두꺼워서

다들 면접이나 퇴사 상담할 때만 사용하는 공간이었다.

 

나는 발표 자료를 열어두고, 의자에 앉아 준비했다.

그는 조용히 앉아서 듣기만 했다.

한참 후, 내가 설명을 마치자

그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이 기획, 다시 해보지 않을래요?”

나는 얼어붙은 손으로 터치패드를 멈췄다.

“문제 있어요?”

“아뇨. 기획은 괜찮아요. 근데… 뭔가 그냥, 당신 같지 않아서요.”

 

그 말은,

잘 짜인 기획서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도 아니었고

칭찬도, 비판도 아니었다.

 

그냥—그가 알고 있던 내가 아니란 말.

 

“지금은 예전이 아니에요.”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땐 감정적이라는 말 듣기 싫어서, 다 틀어쥐고 가려다가 망했거든요."

 

그가 나를 봤다. 정확히, 눈을 맞췄다.

 

 

 

 

 

 

 

 

 

 

[알디원 이상원 빙의글] 그 사람은 다시, 내 앞에 있었다 03

 

“그 얘기… 아직도 기억나요?”

“잊을 수가 없죠. 그게 마지막이었는데.”

“…….”

“그날 당신이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다 기억나요.”

 

그는 말이 없었다.

말 대신, 내 쪽으로 조용히 한 걸음 다가왔다.

책상 너머, 딱 반보 정도 거리.

이상원은 평소에도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 이렇게 가까이 있는 건,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그날,”

그가 낮게 말했다.

“사실 그 말, 내가 하려고 한 말 아니었어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감각.

내가 애써 잊어왔던 걸

그는 너무 쉽게 꺼냈다.

 

“그러니까…?”

“내 위에 있었던 사람. 실무자들 정리한다고 했고,

그때 당신 이름이 명단에 올라왔어요.

내가 마지막에 남긴 코멘트는,

‘이 사람 남기자’였는데.”

 

“그럼 그 문자는?”

“비서가 보냈어요.

사람 정리하면서, 직접 전달하긴 뭐하다고.

정해진 멘트 중 하나 골라서 보내라고 했고

내가 막지 못했죠.”

 

나는 그를 똑바로 보며, 묻지도 못한 말을 삼켰다.

그 한 줄짜리 문자.

“같이 일하기엔, 감정적으로 보입니다.”

 

그게,

그의 말이 아니었다는 거.

 

너무 늦게 들은 진실은,

왜 이렇게 허무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 목소리가 갈라지기 직전에

그가 말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자고 했던 거예요.

그게 내 결정이었어요.”

 

 

 

 

 

 

 

 

 

[알디원 이상원 빙의글] 그 사람은 다시, 내 앞에 있었다 03

 

퇴근 시간, 사무실 불이 꺼지고

사람들이 우르르 나간 뒤에도

나는 회의실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상원은 언제 나갔는지 보지 못했다.

그 사람은 항상 그랬다.

내가 무너질 때쯤,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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