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vosvmffjtm
★ 평점 : 9.8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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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나보다 먼저, 나였다
“이거, 이상하지 않냐?”
정하윤은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녀의 눈엔 피곤과 불신이 반쯤씩 섞여 있었다.
도현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어제 사건. 피해자 집 근처 CCTV에, 너 찍혔어.”
“…난 거기 안 갔어.”
“아니, 너 찍혔다고. 얼굴까지 선명해.”
그는 천천히 테이블 위 태블릿을 밀어당겼다.
화면엔 흐릿한 흑백 영상이 떠 있었다.
저녁 8시 32분.
공동현관 앞에 선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도현은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 얼굴.
자신이었다.
“확실히 나 아니야.”
“어디서 확신해?”
“그 시간에… 난 병원에 있었어. 예약도 있고, 기록도 남아.”
하윤은 팔짱을 끼며 고개를 저었다.
“근데 이건 네 얼굴이야.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비슷해.”
“…”
“너 아니면 누군데?”
순간, 도현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장면이 떠올랐다.
아주 오래전.
기억인지 꿈인지 확실하지 않은 흐릿한 이미지.
하얀 복도.
그 복도 끝에 서 있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이.
그 아이는 웃고 있었다.
자신과 똑같은 표정으로.
“혹시 쌍둥이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 요즘 들어 늘었지?”
하윤의 말에 도현은 고개를 돌렸다.
“진심으로 물어보는 거야?”
“응. 그리고 진심으로 믿을 준비도 돼 있어.”
“…없어. 쌍둥이 같은 거.”
하윤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건 뭐냐.”
그날 밤, 도현은 골목을 걷고 있었다.
어제 사건이 벌어졌던 장소.
현장은 이제 평범한 도시의 밤거리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익숙한 이질감을 느꼈다.
익숙한 구조, 익숙한 거리,
그리고—익숙한 위치에 서 있었을 법한 남자의 시선.
그가 문득 고개를 돌리자,
맞은편 유리창에 또다른 실루엣 하나가 스쳐갔다.
검은 코트.
짧은 머리.
그리고 고개를 돌린 순간,
그 실루엣도 같은 타이밍에 고개를 돌렸다.
“…!”
도현은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골목 모퉁이를 돌아본 순간,
사람의 그림자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도현은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심장은 조용히 두근거렸다.
아니, 불쾌하게 속삭이고 있었다.
“그건 너다.”
그리고,
“하지만 너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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