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vosvmffjtm
★ 평점 : 9.8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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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내 얼굴을 따라하는 누군가
“걸음걸이도 똑같고, 고개 돌리는 속도까지 똑같아.”
하윤이 태블릿을 멈추며 말했다.
“이건 그냥 닮은 게 아니야. 너를 흉내 내고 있는 거야.”
도현은 화면을 바라봤다.
CCTV 속 남자는 어딘가 익숙했다.
당연히 익숙하지. 자기 얼굴이니까.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정확히는… 익숙한 버전의 나야.”
“무슨 뜻이야?”
하윤이 물었다.
도현은 고개를 갸웃하며 손가락으로 화면을 짚었다.
“이건 내가 2년 전에 현장에 나갈 때 했던 동작이야.”
“자켓 정리, 손목 스냅, 정면 응시. 전부 익숙해.”
“최근에는 이렇게 안 움직여.”
하윤은 눈썹을 찌푸렸다.
“…기억해?”
“기억나. 버릇이었거든. 일부러 교정했어.”
그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누군가, 나를 재현하고 있어.”
도현은 사건 파일을 다시 정리했다.
3건의 사건.
그리고 그 현장에 등장한 얼굴.
공통점은 단 하나.
사람들이 도현이라고 믿을 만한 행동을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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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친구가 남자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과묵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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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는 남자가 “상대가 말 걸기 전까진 말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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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건에서는, 누군가가 “범인이 피해자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고 말했다.
도현이 예전에 자주 했던 행동이었다.
“…내 습관을 누가 외운다는 건, 진짜 우연이 아니야.”
그날 밤, 도현은 문득 생각났다.
며칠 전 그 골목에서 자신을 따라 고개를 돌렸던 실루엣.
그건 진짜 단순한 모방이 아니었다.
동기화된 움직임.
‘내가 예전처럼 걷고 있었으면, 저 사람도 똑같이 따라 걸었겠지.’
그러니까,
지금 이 사건은 단순한 ‘유사 인상 범죄’가 아니라—
“도현 그 자체를 복제하려는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었다.
“야.”
하윤이 다시 그를 불렀다.
“혹시… 너, 전에 병원에서 일할 때 이상한 자료 본 적 있어?”
“이상한?”
“응. 뭐, 실험체니, 환자 번호니, 그런 단어들 들어간 문서 같은 거.”
“…왜?”
“어제 너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옛날 국과수 앞 골목에 나타났대.”
도현은 잠깐 멈칫했다.
“…그건, 우연이 아니야.”
도현은 그날 밤, 오래된 서랍을 열었다.
퇴직할 때 정리하지 않고 남겨둔 자료들.
이름 없는 폴더, 정체불명의 문서,
그 안에는 메모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A-01]
“신체 외형 동기화 테스트 중단됨. 피험자: D-H.”
“D-H?”
도현은 문서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한 글자씩 읽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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