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보넥도 이한 빙의글] 옥상은 비밀이니까 03

✎ 작가 : rlaalsrbb

★ 평점 : 9.7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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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이한에 대한 소문

그 애에 대해선

사람들이 더 많이 떠들었다.

 

“걔, 전학 온 이유 뭔 줄 알아?”

 

“싸움났었다며.”

 

“전 학교에서 거의 자퇴 직전까지 갔대.”

 

“아빠가 연예계 쪽이래.”

“아니래. 걔네 부모님 이혼했대.”

 

확실한 건

확실한 게 하나도 없다는 거였다.

 

그런데도 모두가 말하고 싶어 했다.

조금 이상한 애,

이한에 대해.

 

그날도 나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별 생각 없이.

이제는 당연하게 그 애가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보넥도 이한 빙의글] 옥상은 비밀이니까 03

 

그 애는 내가 도착하자 가볍게 눈인사했다.

 

“오늘은 김 안 났네.”

“김?”

“도시락. 어제는 뚜껑 열자마자 김 올라오던데.”

“…그걸 봤어?”

“당연히.” 그 애는 웃었다.

 

또 그런다.

무심한 말투인데

기억은 다 한다.

 

도시락을 펴면서

나는 괜히 말을 꺼냈다.

 

“…너에 대해 말 많은 거 알아?”

그 애는 젓가락을 멈췄다.

표정도.

 

“무슨 소문?”

 

“그냥. 이것저것.

싸웠다느니, 자퇴하려 했었다느니.”

 

조심스럽게 던진 말인데

그 애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냥 달걀 하나 집어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그런 얘기 들을 줄 알았어.”

“신경 안 써?”

“써. 근데 더 피곤해.”

 

그 말이 괜히 마음에 걸렸다.

 

내가 무슨 정의로운 사람도 아니고,

남 일에 휘말리는 거 질색인데

이한이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답답했다.

 

“근데…”

내가 조심히 입을 뗐다.

 

“그 소문, 다 틀렸어.” 그가 말했다.

“…그래?”

“응. 싸운 적 없고, 자퇴도 내 의사 아님.”

 

그는 옥상 난간 너머를 봤다.

 

 

 

 

 

 

 

 

 

 

이미지

 

“진짜 이유는 말해봤자 이해 못 할 거니까.”

“그걸 어떻게 아는데.”

“그냥… 다들 말할 기회도 안 주더라.”

 

그 말이 이상하게 날 찔렀다.

내가 그랬던 것 같아서.

 

그날, 종이 울릴 때까지 우리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 침묵은, 소문보다 진실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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