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보넥도 이한 빙의글] 옥상은 비밀이니까 05

✎ 작가 : rlaalsrbb

★ 평점 : 9.7 점
⚇ 조회수 : 3,5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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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학교 안의 거리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다.

 

수업 시간엔

이한이 나를 안 보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우리는 점심만 공유하는 사이니까.

그게 약속은 아니었지만,

서로 알아서 지키는 선 같았다.

 

근데 오늘은 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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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한.

오늘 학식 같이 갈래?”

누가 그 애한테 말을 걸었다.

옆반 애.

웃기만 하던 애.

 

“나 도시락 먹는데.”

 

“아 진짜? 누가 싸줘?”

 

“그냥.”

 

그 대화 뒤로,

나는 도시락통을 덮었다.

 

어제 그가 말했었다.

다음엔 자기가 싸오겠다고.

 

근데 그 말,

그냥 농담이었나.

 

점심시간.

옥상에 올라갔다.

 

이상하게 숨이 좀 찼다.

 

근데…

그 애가 없었다.

 

자리로 돌아왔을 때,

내 책상 위엔

쪽지 하나가 놓여 있었다.

 

하얀 종이에

딱 한 줄.

 

“오늘은 못 올라가요. 미안.”

그 애 글씨.

확실히.

 

나도 모르게

종이를 접었다.

 

작게, 아주 작게.

 

그 조그마한 쪽지를

교복 주머니에 넣으면서

괜히 생각했다.

 

‘왜 미안한 건 나지?’

 

하교시간.

복도에서 마주쳤다.

 

이한은 친구들이랑 걷다가

나랑 눈이 마주치자

잠깐 멈칫했다.

 

그냥,

그대로 지나쳤다.

 

나는 멈춰 섰고

그는 그대로 걸어갔다.

 

뒤통수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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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쪽지를 다시 꺼내 봤다.

 

“오늘은 못 올라가요. 미안.”

 

나는 문득 생각했다.

 

그 애는

내가 올라간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 걸까.

 

아니면,

그냥 자기 말만 하고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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