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보넥도 이한 빙의글] 옥상은 비밀이니까 07

✎ 작가 : rlaalsrbb

★ 평점 : 9.7 점
⚇ 조회수 : 3,5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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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비밀 같은 이야기

비가 왔다.

꽤 많이.

 

1층 현관에서

나는 쭈그리고 앉아

운동화 앞코를 바라봤다.

 

우산을 안 가져왔다.

그리고 올라갈 생각도 못 했다.

 

그냥 오늘은,

이한 안 보겠거니 했는데.

 

“왜 여기 있어?”

 

익숙한 목소리.

 

고개를 들자,

이한이 서 있었다.

우산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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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우산 없어?”

 

“있는데.”

그가 가방에서 우산을 꺼냈다.

 

“…그럼 왜 안 쓰고 있어.”

 

“네가 여기 있어서.”

 

그 말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했다.

 

나는 말이 막혔다.

비보다 숨이 더 갑갑했다.

 

우산을 같이 썼다.

 

비좁은 거리.

어깨가 닿았다.

 

나는 말이 없었고,

그 애도 말이 없었다.

하지만 이건 어색한 침묵이 아니라

뭔가 숨고 있는 침묵 같았다.

 

그러다

그 애가 갑자기 말했다.

 

“전 학교에서

내 친구가 있었다.”

 

“그 애,

나 때문에 맞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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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 애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내가 무리랑 엮이지 말라고 했는데,

그 애가 날 감쌌거든.”

 

“결국 전학 온 건 나였고,

그 애는 지금도 학교 못 나오고 있어.”

 

그 애는 우산 손잡이를 꽉 쥐었다.

손등이 하얗게 질릴 만큼.

 

“사람들이 말하던 거,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어.”

 

“…근데 왜 나한테 말해?”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애는

잠깐 날 바라보다가 말했다.

 

“너는,

내가 누군지 알고 나서도

계속 내 옆에 있을 것 같아서.”

 

빗소리가 컸다.

우산 아래는 작고 조용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 애의 손을 봤다.

 

떨리진 않았지만,

붙잡고 있는 건 분명했다.

 

“나,

그 애처럼 되진 않을 거야.”

 

그 말은

다짐처럼 나왔다.

 

그리고 그 애는,

고개를 아주 천천히 끄덕였다.

 

“그래.

그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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