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보넥도 이한 빙의글] 옥상은 비밀이니까 09

✎ 작가 : rlaalsrbb

★ 평점 : 9.7 점
⚇ 조회수 : 3,5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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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소문, 현실, 고백

“걔네,

옥상에서 밥 같이 먹는 거 봤대.”

 

“그냥 밥 먹는 게 아니고,

약간… 그 분위기 있잖아.”

 

“이한이 걔한텐 좀 다르게 구는 것 같긴 했어.”

 

소문은

예고 없이 올라왔다.

우리는 올라가던 중이었고,

소문은 이미 옥상에 와 있었다.

 

이한도 알고 있었다.

 

그날, 옥상 문을 열자마자

그 애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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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어?”

“응.”

“무시해도 돼.”

 

그 말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간단하면 좋겠다."

"난 간단해."

그 애가 말했다.

"너 좋아하니까."

 

심장이 멈추고,

생각이 끊겼다.

 

그 애는,

진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좋아한다고.”

 

나는 한동안 말을 못 했다.

 

그 애는 웃지도 않았다.

그냥,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한아…”

 

내가 말했다.

"지금 말해도 돼?"

 

“응.”

 

“나도 그래.

좋아해.”

 

그 애는

그 말에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조용히,

아주 조용히 웃었다.

 

우리는 그날,

도시락을 열지 않았다.

 

그냥,

서로를 보면서 앉아 있었다.

 

말이 없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말은

다 전해진 기분이었다.

 

비밀처럼 시작된 이 관계가

이제는 누가 봐도 눈에 띄게 되었다는 게

무섭고,

그럼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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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교길에

우린 복도에서 마주쳤다.

 

이번엔

모른 척하지 않았다.

 

이한이 먼저 나를 불렀고,

나는 뒤돌아봤다.

 

우리 반 애들 몇 명이

작게 수군댔다.

 

하지만 이한은

멈추지 않았다.

 

“내일도,

같이 올라갈래?”

 

그 애가 말했다.

 

나는 웃었다.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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