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낯선 아침이었다.
소희는 눈을 떴다. 하얀 천장, 어색하게 조용한 방.
그제야 떠올랐다. 여긴 집이 아니다.
'계약직 감옥'
아니, 더 정확히는 박지민이 설계한 감옥이라고 해야할까.
입술이 바짝 마른 채로 침대에 앉아 있을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30분 뒤에 내려와. 아침 먹고, 일 시작해야지.”
지민이었다.
목소리는 평소처럼 건조했고, 굳이 얼굴은 보여주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더 사람을 조이게 만들었다.
소희는 씻고 내려갔다.
식탁엔 이미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의외로 단정한 한식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었다.
미역국, 계란말이, 김치, 그리고 따뜻한 밥...
얼마 만에 보는 가지런한 밥상인지, 소희는 식탁이 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런 건 누가 해요? 집에 아무도 없던데...”
“내가.”
지민은 아주 짧게 답했다.
소희는 젓가락을 들다 말고 그를 바라봤다.
“…? 의외네요.”
“살려면 먹어야 하잖아.”
“언제는 돈 안 갚으면 죽인다면서요.”
"그래서 갚으라고 일 시키잖아"
"근데 밥은 왜 주는데요?"
“...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처럼 보여?”
“네. 언제는 손가락 뭐.. 부러뜨린다고...하더니”
지민은 웃었다. 놀랍게도, 그 말에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그래도 이 집에선 내가 제일 착한 사람일 텐데.”
그 말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착한 사람? 이런 조직의 보스가? 그게 말이 돼?
그런데도… 거짓말처럼 들리진 않았다.
아침 식사가 끝난 뒤, 지민은 소희를 데리고 지하 공간으로 내려갔다.
아무것도 모른 채 따라간 그곳은 — 놀랍게도 창고나 고문실이 아니었다.
잘 차려진 오피스였다.
컴퓨터 몇 대, 문서 파일, 전화기, 그리고 누군가 이미 일하고 있는 책상.
그 순간, 낯선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저 분이?”
지민이 남자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했다.
“김해진. 연성의 내부 자금 관리자야. 앞으로 네 교육 담당이 될 거다.”
해진은 부드러운 인상이었지만 눈빛은 빠르게 사람을 읽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어쩐지, 소희를 본 순간 조금 놀란 표정이 스쳤다.
“혹시... 전에 어디서 본 적...?”
“.. 없.. 는데요?”
소희가 잘 모르는다는 듯 해진을 쳐다봤다.
그 말에 해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흠... 제가 착각했나보네요. 어쨌든, 오늘은 간단한 서류 정리부터 시작하죠.”
일은 생각보다 단조로웠다. 문서 정리, 숫자 확인, 간단한 메모....
그러나 그것보다 더 이상했던 건—
지민이 계속 옆에 있다는 거였다.
아무 말 없이, 무표정하게, 심지어 커피까지 들고 와서 책상에 놓고 가기도 했다.
이게 감시인지 배려인지 헷갈리는 미묘한 선.
그래서 더 불편했다.
결국 소희는 해진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참지 못하고 지민에게 물었다.
“왜 계속 지켜봐요?”
“일 제대로 하나 보려고.”
“…그걸 확인하려고 하루 종일 같이 있어야 해요? 저 도망 안가요.”
“그건 핑계고.”
지민은 입꼬리를 올리며 앉았다.
“솔직히 말해봐. 내 얼굴 보기 싫지?”
소희는 눈을 피했다.
그 표정이, 그 말투가, 어딘가 익숙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게 싫었다.
“네. 싫어요. 근데 그보다 더 싫은 건…”
“뭔데?”
“당신이 그걸 알고도 계속 날 보고 웃는 거요.”
지민은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리곤 내 팔을 강하게 끌어당기곤, 그의 앞으로 소희를 데려다 놓았다.
“…그래야 널 더 오래 붙잡아 둘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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