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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n번째계절
★ 평점 : 9.98 점
⚇ 조회수 : 1,1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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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기 시작한 오후, 유난히 날씨도, 기분도, 내가 맡은 일도 꿀꿀한 날이었다.
나는 FBS에 따끈따끈하게 입사한 막내 작가, 서플리다.
그 날은 방송사에서 다급히 준비해야 할 일이 많아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이번 우리 FBS에서 가장 제일 많은 관심을 퍼붓고 있는 [단 한 줄기의 빛: 오디션 11]의 대본을 보조하는 일 외에도, 방금 전까지 실수로 눌러버린 이메일, 촬영 준비로 나름 고군분투 중이다. -_-
"플리씨, 여기에 둔 파일 어디갔어?"
"어..? 그거 서PD님이 잠시 보시겠다고 가져가셨는데..."
"뭐? 너가 잘 가지고 있어야지, 그걸 냅다 가져가게 두면 어떡해!!"
"아... 죄송합니다."
이거 봐. 내 실수라는 게 마를 날이 없다. (진짜 내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바쁘게 일하다 보니 길을 걷는 것도 귀찮았다. 발걸음이 급해졌다. 다만, 그 급한 걸음에 발이 맞춰지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저어기 저, 노란 머리 왕자님.
내가 오글거리게 어디가서 왕자님이란 표현 잘 쓰진 않지만, 저 사람은 참.. 생긴 건 엄청 곱상하게 생겼단 말이지... 그 특유의 고혹적인 아름다움. 반짝이는 눈빛과 뚜렷한 이목구비... 왕자님 마냥....
'참나, 서플리. 정신차려. 너 덜 바쁘구나? 속으로 이런 생각이나 하고'
노랑 머리는 곱상한 외모와 다르게 언제나 날카롭고 냉정한 말투로 눈에 띄었다. 알바 주제에 남들이 시키는 것도 제대로 안 하고 자기 마음대로 한다고 소문이 쫙 날 정도니..
그런 그가 오늘,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비켜"
"네?"
"하.. 한 번에 비키는 법이 없어. 하여튼"
노랑 머리는 그렇게 말하며 지나갔다.
서플리는 그 말을 듣고, 뒤를 돌아보며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뭐야? 뭔데. 내가 뭘 잘못한거야 ;;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뭘 먹고 살길래 저렇게 못돼 처먹었어?'
저런 차가운 태도 속에서도 나에게는 매일 슬픈 눈빛이 보였다. 어딘가 모르게.. 슬픈 푸른 눈.
'왜 이렇게 사람들과 거리를 주는 말투를 쓰는거야? 그래... 저 사람은 세상에 상처를 받은 사람인가보지. 그러니까 저렇게 행동하고 다니는 거겠지'
혼자서 그렇게 결론을 내리곤 했다.
***
하지만 어느 날, 바쁘게 지나가다가 그를 마주쳤을 때 나의 인내심은 한계를 찔렀다.
노랑 머리는 책과 CD를 들고 걸어가던 중이었다. 눈빛 하나, 말 한 마디 없이 그저 무뚝뚝해보이는 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그때.
퍽-
옆 코너를 돌려다가, 노랑 머리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나에게 돌진했다.
순간적으로 휘청이며 넘어져버린 둘.
책과 CD가 여기저기 흩어지고 난리도 아니다.
"아야야....."
너무 아파서 곡소리가 다 나네 -_-
노랑 머리가 입술을 손으로 닦으니, 약간 피가 묻어났다.
"ㅇ..어...!! 괜ㅊ..."
"하… ㅈ같네 진짜."
"네?"
'뭐야 지금 내가 잘못한거야?'
창문 밖에는 소나기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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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플러스Fan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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