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라이즈 은석 빙의글] 낯익은 시작 02

✎ 작가 : rlaalsrbb

★ 평점 : 10.0 점
⚇ 조회수 : 5,6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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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조용한 자리에서

스터디 끝나고 돌아오는 길,

생각보다 조용했다.

 

사람들 말소리, 차 소리,

그 사이에 아무 말도 안 하고 걸었던 그 시간.

 

그 사람이 옆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머릿속에 낯익은 장면들이 줄줄이 떠올랐다.

 

 

소개팅은 3개월 전이었다.

 

카페.

큰 창가 옆 조용한 자리.

적당히 붐볐고,

우리 둘 다 말수가 적었다.

 

나는 약간 긴장했었다.

메이크업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했고,

입고 나간 옷이 어색하지 않기를 바랐다.

 

 

 

 

 

 

 

 

 

 

이미지

 

그는

정확한 시간에 도착했다.

깔끔한 의상과 차가운 표정.

앉자마자 조용히 물을 마셨다.

 

처음엔 그게 좀 낯설었다.

보통은 웃으면서 먼저 말 거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이 근처에 자주 오세요?”

 

“가끔이요.”

 

짧은 대답.

근데 말투가 딱딱하진 않았다.

 

대화는 천천히 이어졌다.

학과, 관심 있는 분야, 요즘 뭐 준비하는지.

정해진 질문들 사이에

그는 가끔씩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이

부드러운데 좀 어렵기도 했다.

 

"면접 준비하신다고 했죠?"

내가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하는 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잘하시던데요. 지금도."

 

그가 조금 웃었다.

“지금은 그냥 대화니까요.”

 

그 말이 기억에 남았다.

지금은 그냥 대화니까.

 

그날 소개팅은

딱 1시간 조금 넘게 이어졌다.

 

카페 밖으로 나왔을 때,

해가 살짝 기울었고

그는 조용히 말했다.

 

“조심히 들어가요.”

 

그게 끝이었다.

연락처는 미리 교환했었고,

그날 저녁에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즐거웠어요. 생각보다 편하게 얘기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

 

답은 짧게 왔다.

네, 저도 감사합니다. 좋은 분 같으세요.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 후로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

 

나는 며칠 정도 더 기다리다가

괜히 내 쪽에서 또 메시지를 보낼까 고민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좋은 분 같으세요’라는 그 말.

그게 완곡한 끝맺음이었다는 걸

느끼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근데,

그렇게 딱 잘라진 문장 뒤에도

내 마음은 멈추지 않았다.

 

자꾸 떠올랐다.

 

 

 

 

 

 

 

 

 

 

 

 

 

이미지

 

그날 그 카페,

그 사람이 컵을 들던 손끝,

말할 때 잠깐 눈을 피하던 모습,

“지금은 그냥 대화니까요”라고 말하던 표정.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자꾸 생각났다.

 

연락을 안 했으니까 더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혼자 너무 몰입했던 걸까.

 

몇 번이고

괜찮은 척 정리했지만,

어딘가 마음 한 켠에선 계속

'그 사람은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다.

 

혹시 나만 그랬던 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혹시, 아주 조금은

내가 좋았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어쩌다 혼자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 오늘,

스터디룸 문을 열었을 때

그 사람을 다시 봤다.

 

내가 애써 잊으려고 했던 그 얼굴이

내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세상은 아주 태연하게

다시 시작을 던졌다.

 

나는

그게 너무 낯익어서,

오히려 숨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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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 은석 빙의글] 낯익은 시작 02

 

 

 

<낯익은 시작> 3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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