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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경로
★ 평점 : 10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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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미친 사람
깊은 단잠을 깨운 건 다름 아닌 폭죽 소리였다. 해가 떠도 뜨지 않은 것 마냥 하늘이 시커머니 언제나 폭죽 놀이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피곤한 게 아마 새벽과 낮 그 사이 언저리인 모양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 그것도 이 상황에 폭죽 놀이를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어차피 집안에 있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기에 커튼을 살짝 열어 창밖을 쳐다보았다. 역시나 시커먼 하늘에는 꽃이 피는 듯한 모양의 폭죽들이 수놓고 있었다.
미친놈들.
지금 이 상황에 폭죽 놀이를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야.
저러면……
좀비들이 다 몰려올 거라고.
*
*
*
좀비 사태가 터진 지 어언 3개월. 저 사람들은 학습능력이란 게 떨어지는 건지 폭죽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좀비들은 폭죽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다행히도 영화에 나오는 좀비들처럼 빠르지는 못 한지 부패된 시체답게 기괴한 모양새로 천천히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아무리 속도가 느리다고 해도 저 정도의 숫자면 감당하기 힘들 텐데. 어떤 미친놈이 폭죽 놀이를 했을까, 점점 궁금해졌다.
‘끄아아악-’
‘꾸웨엑-’
좀비들은 웬 괴상한 비명을 질러대며 한 남성에게 무자비하게 목이 따이고 있었다. 아마 폭죽을 쏘아올린 건 저 남성인 듯했다. 그리고 그의 주변으로 몇몇의 사람들이 겁먹은 표정으로 또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좀비들을 때려잡았다. 아무래도 좀비들을 한꺼번에 죽이기 위해 폭죽을 터트렸던 것 같다. 좀비들을 유인하기에는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왜 굳이 폭죽 놀이였을까. 웃는 얼굴로 좀비들의 목을 따고 있는 저 남성이 더욱 궁금해졌다.
푸욱.
어느덧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이미 그들을 도와 좀비들을 칼로 쑤시고 있었다. 겨우 네명이서 좀비들을 때려잡는 게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고 왜 굳이 폭죽 놀이를 했냐고 물어보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들은 나 혼자서도 좀비들을 잘 해치우고 있는 것을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말하지 않아도 그들 표정으로 대단하다, 라고 하는 게 보였다. 흥, 이게 바로 내 실력이라고. 나도 모르게 우쭐댔다. 그동안 다른 곳을 돌아다니면서 몇몇의 사람들에게 여자라고 무시당해서 그런지 나를 보며 놀랄 때마다 뿌듯했다. 물론 지금 날 보며 놀라는 사람들은 나를 무시한 적도 없고 전에 본 적도 없지만. 뭐, 하여간.
좀비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웃는 얼굴로 좀비들의 목을 따던 남성이 편의점으로 들어가자며 손짓했다. 내게도 손짓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기에 나도 굳이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이름이 뭐예요?”
“네?”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그 남성은 내게 이름부터 대뜸 물었다.
“이지현이요. 그쪽은요?”
“윤정한이에요. 근데 지현 씨 되게 강하네요~ 완전 멋져요. 저 첫눈에 반했잖아요.”
볼에 살짝 스친 상처 덕에 마냥 곱지만은 않은 얼굴이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 상처라도 없었으면 나도 첫눈에 반해 고백 먼저 갈길 뻔했다. 그래도 여전히 고운 얼굴이긴 했다. 남자한테 곱다는 말은 잘 안 하는 편이지만 자신을 윤정한이라고 소개하는 이 남성은 정말…… 고왔다.
“그나저나 왜 폭죽이었어요?”
“뭐가요?”
“좀비들을 왜 굳이 폭죽으로 유인했냐구요. 다른 것도 많았을 텐데.”
윤정한은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미소를 머금고는 말했다.
“낭만적이잖아요.”
낭만적?
이 상황에 낭만을 신경쓴다고?
…정말이지……
뭘까, 이 미친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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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플러스Fan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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