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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rlaalsrbb
★ 평점 : 10 점
⚇ 조회수 : 1,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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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같이 산다고 뭐 문제 있어?
학교에 들어선 순간부터, 분위기가 이상했다.
분명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는데,
모두가 나를 보고 있었다.
시선이 목덜미를 긁는 기분.
다 익숙한 얼굴들이었지만, 다 낯설게 느껴졌다.
“헐 쟤 진짜 나왔네.”
“그 사건 터지고도 계속 다니는 거 실화?”
“얘기 들었어? 민규네 집에 얹혀살게 됐다며.”
“하, 대박… 인생 역전?”
나는 고개를 더 숙였다.
그냥… 교실까지만 조용히 들어가면, 다 괜찮을 줄 알았다.
근데, 그게 또 착각이었지.
자리 앞에 도착하자, 내 앞을 가로막은 애가 있었다.
짙은 화장. 피어싱. 입에 껌. 말투에서 이미 싸늘함이 뚝뚝 떨어진다.
“야, 여기 니 자리 아냐.”
나는 자리표를 가리켰다.
“여기… 맞는데. 3반, 7번…”
“그게 문제라니까. 민규 옆자리 아무나 못 앉는 거 몰라?”
뒤에서 또 누가 깔깔 웃는다.
“기어이 앉겠다는 거 보니까, 민규네 집에서 진짜로 얹혀사는 거네?
무슨 드라마야 이거?”
손이 떨렸다.
말을 하려 해도, 목이 막혀서 소리가 안 나왔다.
그냥 가방이라도 놓고 나가야 하나 싶을 때,
문이 열렸다.
천천히.
익숙한 발걸음.
그리고 그 목소리.
“비키라고 내가 말했냐?”
순간, 정적.
교실 전체가 얼어붙었다.
그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느릿한 걸음인데, 무서웠다.
아니… 무서운 건, 그걸 말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거였다.
그 애가 내 앞에 섰다.
“여기 걔 자리 맞는데.
니들이 뭔데 비켜라 마라야?”
피어싱녀가 눈을 흘겼다.
“민규야, 농담이었어. 그냥—”
“앞으로 얘한테 말 걸 거면, 나한테 먼저 허락 받고 해.
얘, 지금 우리 집에 살아.
그러니까— 이제부턴 조심해.”
정말 그 순간, 공기가 다르게 흐르는 걸 느꼈다.
뒤에서 누가 숨을 삼키는 소리도 들렸고.
“같이 산다고… 그걸 왜 여기서 말해?”
“왜? 불편해?
그럼 니가 나가.
얘는 여기 앉을 거니까.”
그 애는 의자를 당겼다.
내 자리.
“앉아.”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조용히 앉았다.
그 순간, 손바닥에 땀이 맺히는 게 느껴졌다.
심장도 진정이 안 됐다.
그는 조용히 옆에 앉았다.
그리고,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별 일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나는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창밖만 봤다.
눈이 시릴 만큼 맑았다.
근데 왜 이 상황에서, 심장이 이렇게 뛰는 걸까.
민규가 지금, 내 편을 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내가…
그 애를 제대로 몰랐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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