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개 기대가 됩니다 대박이네요 두근두근
✎ 작가 : rlaalsrbb
★ 평점 : 10 점
⚇ 조회수 : 1,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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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이 집에 산다는 건
그 집에서 맞는 두 번째 아침은…
생각보다 이상했다.
알람 소리에 눈을 떴는데,
천장이 낯설었다.
방 안도, 이불도, 책상도, 다 내 것이 아닌데도,
하루 만에 익숙해질까 봐 그게 더 낯설었다.
문을 열자, 복도를 가로질러 밥 냄새가 퍼지고 있었다.
식탁 위에 국그릇 두 개.
그 앞에, 반쯤 졸린 얼굴로 앉아 있는 그 애.
김민규.
"일어났냐."
목소리는 건조했는데,
그 말에 멈춰서버린 내가 민망했는지,
그가 젓가락을 내려놨다.
"너 밥 안 먹냐고. 학교 가야지."
"아… 네, 아뇨. 지금 먹을게요."
나는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밥 한 숟갈 떴다가, 국물 한입 마셨다.
근데 이상하게… 맛있었다.
"이거… 너가 했어?"
"아니. 우리 엄마가 미리 끓여놨다.
나는 라면 아니면 못 끓여."
"아…"
"근데 너 말투 진짜 정직하다."
"…정직한 게 나빠요?"
"나쁘진 않지. 그냥… 좀 재미없음."
그 말이 어이없기도 하고,
살짝 웃겨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그가 나를 흘끗 쳐다봤다.
"웃는 거 처음 본다."
"웃긴 말 했잖아요."
"앞으론 자주 웃어. 너 너무 무표정이면, 집 분위기 쎄해."
그 말투는 장난 같았는데,
그 속엔 묘하게…
내가 이 집에 있길 바라주는 느낌도 들었다.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현관에 운동화 한 짝이 벗겨져 있었고,
거실엔 민규가 드러누워 있었다.
티셔츠, 반바지, 소파, 맥북.
그 조합이 어쩐지 너무 자연스러웠다.
나는 살금살금 내 방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그가 소파에서 고개를 돌렸다.
"너 왔냐."
"…응. 집에 있었어?"
"어. 조퇴함. 졸려서."
그냥.
그냥 졸려서 조퇴한다는 사람 처음 봤다.
"밥은?"
"아직."
"먹을래? 내가 뭐 해줄까?"
그 말이 너무 의외였다.
그 애 입에서 ‘해줄까’라는 말이 나올 줄은.
"괜찮아. 나 라면 끓일 수 있어."
"아. 나도 라면 먹을래.
근데 너가 끓이는 거면 싫고, 내가 끓이는 건 더 싫다."
"…그럼 어떡하라고요…"
"엄마가 끓여놓은 찌개 데우자.
넌 상이나 펴."
진짜, 같이 살기 시작하니까
이상한 균형이 생긴다.
서로 모르는 채 살아왔던 사람이
식탁 하나 앞에 앉는다는 게
이렇게 묘한 일이구나.
밤.
방 안.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봤다.
그 애가 웃은 것도,
내가 웃은 것도,
밥을 같이 먹은 것도
다 이상하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집에 오래 있어도 괜찮을까.
그 애랑 계속 마주쳐도 괜찮을까.
그리고, 혹시…
나만 지금, 이 공기가 조금… 편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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