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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진정성
★ 평점 : 10 점
⚇ 조회수 : 1,3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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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요새 인터넷 매체에서 가장 시끄러운 화제의 중심. 신인 아이돌 센터이자 메인 댄서였던 순영은 tvm 토요일 방영인 청춘 드라마 <어제 오늘 우리>의 "권지호" 역을 맡으며 대박을 쳤다. 태생부터 날티 수저 물고 태어난 우리의 권지호, 아니 권순영! 드라마 덕에 아이돌 활동할 때도 안 하던 금발을 한 권순영은, 그야말로 드라마 계의 새로운 샛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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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얘 또 뉴스 나와."
"누구?"
"누구긴 누구니. 여주 네 전 남친."
"아... 순영이?"
"그래 그, 사탕 좋아하던 꼬맹이."
"... 이제 기억도 못할 텐데 뭘."
"뭘 기억을 못한다고. Tvm 드라마 찍은 것도 이제 다~ 너 때문으로 보인다, 여주야."
"오빠도 참... 장난이 심해."
여주가 방에 웃으며 들어왔다. 풀썩, 하고 침대에 걸터앉은 전여주는 괜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권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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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전여주의 고등학교 시절을 책임졌던 아이돌 연습생 남자친구. 툭하면 짜증만 내던 그 시절에 전여주의 유일한 빛이었다. 춤을 잘 추던 권순영은 허구한 날 전여주를 데리고 연습실에 갔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날에는 꼭 전여주의 소울 푸드 딸기 우유를 손에 들려줬다. 흔히 말하는 다정충. 여름 날씨의 인간화와 같던 그 애는 마치... 빛 같았다. 지치는 수험 생활에 내려앉은 한 줄기 빛.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 한가운데서 나만을 기다리던 오아시스.
유독 권순영과는 자주 싸웠다. 제일 가까운 친구여서. 처음 싸운 남자애였다. 권순영은 처음을 줄곧 가지고 갔다. 처음 말을 걸어준 같은 반 남자애 역할도 했다. 또 처음 고백을 받게 했다. 처음으로 시골에 같이 내려가서 수박을 먹었고, 고등학교 1학년 겨울 방학에 처음으로 혀도 씹었다. 그러니까 고등학교 삼 년 내내 그 애로 칠해졌다. 졸업 사진에서 당당한 얼굴로 웃고 있는 권순영을 다른 친구들이 아이돌이라며 찍어갈 때, 나는 그 권순영을 사진 찍어 권순영에게 보내며 비웃었다.
그러니까 권순영과는 딱 그 정도의 거리가 적당했다고 느꼈을 때는 스무 살이 되기 직전이었다. 수능이 끝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졸업식에 걔가 오지 않았을 때였다.
20xx년 1월 23일.
열일곱의 사랑이 걔를 향했을 때의 날짜.
권순영은 그 날, sbc 음악 방송에서 핫 데뷔를 타이틀로 걸고 데뷔했다.
무대 위에서 빛나는 걔는 숨이 턱 막혀오게 했다. 나의 오아시스는 사실 바다였고. 나는 소금물을 심장까지 들이켜 마신 멍청이가 됐다. 숨 막히는 사막에서 자결을 택한 멍청이는 급기야 신기루를 손으로 잡으려 노력했다. 파란 물결을 머리에 매달고 땀을 흘리며 춤을 추는 걔는 너무 멋지고 예뻤다. 그래서. 그래서 처음엔 화가 났다. 내 남자친구가 만인의 남자친구가 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두 번째로는 슬펐다. 이제 얼굴을 자주 볼 수 없겠구나 싶어서. 그리고 세 번째로는 박탈감과 회의감. 헤어짐을 고하자고 마음 먹는 데에는 권순영이 땀을 흘리며 춤을 추는 삼 분 이십오 초 만에 끝났다.
순영아
우리 헤어질래?
네 일이 너무 바쁠 것 같고
어차피 자주 보지도 못할 거 그냥 헤어지자
그냥 이렇게 통보해서 정말 미안
고마웠어 영아
그렇게 말을 하던 전여주는 어쩌면,
타자를 치며 삶이 왜 이렇게 잔혹한지 몰라 눈물을 흘렸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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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플러스Fan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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