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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승냐냐
★ 평점 : 9.8 점
⚇ 조회수 : 9,349 회
“야, 서유나. 너 또 걔 보지?”
채린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투명한 창가 너머로 여름빛이 번지고 있었고, 그 속에 앉은 연준은, 그냥 평범하게 숨 쉬고 있었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유나의 세계엔 그게 다였다.
“아닌데.”
“눈알이 지금 걔한테 박혀 있잖아.”
유나는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다 괜히 급한 척 교과서를 넘겼다.
심장이 책보다 더 바빴다. 채린은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고.
그때,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서유나.”
…세 글자. 이름 세 글자인데, 왜 이리 호흡이 막히는 건지.
유나는 기계처럼 돌아봤다. 연준이 웃고 있었다.
그 특유의, 반쯤 장난기 있고 반쯤 무심한 표정.
누군가에게는 그냥 ‘잘생긴 애 웃는 얼굴’이지만, 유나한테는 거의 심장 파열 버튼.
“조 바뀐 거 봤어?”
“…어?”
“조별 과제. 나 너랑 같은 조 됐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주변 소리가 죽었다.
다른 애들이 떠드는 소리, 교실 문 여는 소리, 종 울리는 소리까지.
세상에 연준 목소리만 남은 것 같았다.
“아… 그랬구나.”
유나의 뇌는 문장을 길게 만들 여유가 없었다.
연준은 유나의 책상에 손을 툭 올렸다.
“내일 시간 돼? 우리 도서관에서 주제 잡자.”
“어… 어, 나 돼.”
“좋다.”
그 짧은 한 마디가 끝나고, 연준은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유나는 앉아 있던 의자 위에서 현실감을 놓쳤다.
팔꿈치를 책상에 괜히 올렸다 내렸다.
채린이 속삭였다.
“야, 너 진짜 불치병 걸렸다. 이름은 연준병.”
유나는 아무 말 못 했다.
왜냐하면, 이제 더는 아닌 척도 못 할 것 같았으니까.
그 애가 웃을 때마다 세상이 이상해졌고,
이제… 그 세상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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